<출판화제>페미니즘 잡지 'IF' 창간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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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페미니즘을 표방한 문화예술 계간지'IF'가 창간됐다.'IF'의 창간의도는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다양한 문화 현상에 대한 시의성 있는 비평을 하겠다는 것. 화가 윤석남씨를 발행인으로 여성학자.교수.기자.사진작가등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이 주축이 돼 만들었다.

이달말 나오는 창간호 특집은 소설가 이문열.송기원.김원우씨의 작품을 분석하며 여성비하 의식을 비판한'지식인 남성들의 성희롱'.유숙렬 편집주간이 직접 글을 써 가부장적 여성관에 대한 반기를 들고 나섰다.

반여성주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문열씨의'선택'외에도 송기원씨의'여자에 관한 명상',김원우씨의'모노가미의 새얼굴'이 비판대상이 됐다.

이문열씨는'선택'에서 현대여성의 가사노동 분담요구가'타고난 신체구조나 성향에 따른 자연적인 분배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썼다.이에 대해 유씨는“그렇다면 남성들도 교육받지 않고 상전을 모시던 3백년전 노비제도를 왜 부활시키지 않는가”라고 반문한다.

자전적 기행(奇行)을 담은 송기원씨의 소설에 나타난'창녀 예찬론'은 여성을 성관계 대상으로만 바라본 대표적 예로 꼽는다.

결혼을 통해 세태를 바라본'모노가미의 새얼굴'에 대해서는 남녀에게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비판을 가했다.소설속에서 유부남인 주인공이 맺는 불륜은 러브스토리로 미화되고 아내의 간통은 철없는 여자의 파탄행위로 보여지기 때문이라는 것.'IF'에는 이밖에 30대 여성작가들이 그리고 있는 남성상을 분석한'여성문학',동화작가이자 신문기자인 이선희씨가 쓴'일하는 엄마가 쓰는 동화'와 함께 만화,전시.공연 리뷰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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