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묘산봉 관광지구 개발 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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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제주도북제주군구좌읍 묘산봉 관광지구 개발을 놓고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갈등을 빚고 있다.

94년말 관광지구로 지정된 1백40만평의 묘산봉 관광지구는 사업자인 광주 소재 라인건설이 1조2천75억원을 들여 골프장과 숙박시설.종합위락시설.식물원등을 2002년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김녕리 주민들은“묘산봉은 6백여년동안 생활의 터전으로 자리잡았던 마을 공동목장이 있는 곳으로 지난 43년부터는 공동목장조합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다”며“지자체가 일방적으로 매각해 개발하는 것은 주민들의 생존권을 빼앗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주민들은“서김녕리 산1-1번지 공동목장은 전체 마을면적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방대한 지역인데도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채 개발만을 강행하는 것은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월권행위”라며“매각을 반대하지만 차선책으로 일부 목장부지를 임대해달라”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북제주군의 입장은 단호하다.김창화(金彰和)관광교통과장은“관광개발지구는 군유지로 일부 주민들의 소유권 주장은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종전에는 관광개발을 원하다가 일부 주민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金과장은 또“마을공동목장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방목되는 소는 12가구 70여마리에 불과하다”며“지역발전을 위한 관광개발사업인 만큼 예정대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김녕리 지역주민 3백여명은 13일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종합운동장에 이르는 거리에서 군유지 매각반대 시위를 벌인데 이어 대표들이 군청을 방문,군수에게 10개항의 공개질의서와 함께 군의회에 청원서를 제출했다. 제주=고창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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