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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미국 백악관 눈엣가시 FBI 프리 국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최근들어 대선자금 의혹등 수많은 스캔들에 휘말려 있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더욱 곤혹스럽게하는 사람이 있다.루이 프리 연방수사국(FBI)장이 바로 그 인물.그야말로'대통령 사람'중의 하나인 정보수사기관장이 대선자금본격수사를 위해 특별검사 임명을 역설하는등 백악관의'의중'에 거스르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프리 국장이 93년 9월 취임한 이후 백악관과 FBI 사이는“충돌에 가깝다”고 표현될 만큼 아슬아슬한 관계를 보일 때가 많았다.특히 그는 백악관 보좌관들이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고 FBI의 정보서류를 보자고 하거나 FBI 요원을 동원한 뒷조사등의 행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부 입장을 표해왔다.

그의 뱃심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대선자금 관련건.FBI측은 중국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때 자금제공을 통해 미국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었다는 수사를 해오면서도 그 내용을 백악관에 보고하지 않았다.수사 성격상 국가안보위원회에만 수사진행 사실을 알려주면 된다고 원리원칙대로 판단한데 따른 결정이었다.

그러나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안 클린턴이 FBI를 비판하자 그는 공개적으로 클린턴을 맞비난하고 나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국가안보에 관한 사항은 국가안보위원회에 보고할 의무가 있으나 범죄수사는 어디에도 보고할 의무가 없고 더구나 백악관이 연루됐을지도 모를 사건 수사를 왜 보고하느냐”는 것이 항변 이유였다.

이에대해선 10년 임기의 FBI국장자리가 한번 임명되면 대통령도 갈아치울수 없을만큼 든든한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그러나 국장 취임직후 마피아들의 본거지인 시칠리아로 날아가'마피아와의 싸움'을 역설하는가 하면 전임자와는 달리 방탄 리무진 대신 미니밴을 타고 다니며 현장 수사요원들을 독려하는등 타고난'근성'과 강직함이 바로 이같은 의연한 대처를 가능케 하고 있는 것같다고 평가하고 있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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