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봉에 그친 과외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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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과열과외 해소책으로 정부는 과외전문 위성방송을 8월부터 실시하겠다고 한다.똑부러진 해결책이 없는 마당에 뭔가 정부로서 해야할 일책이긴 하다.그러나 위성과외란 어디까지나 미봉책일 뿐이다.이로써 과외가 끝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TV과외'첫 시작이 80년이었다.강의방식과 편성기술부족으로 극히 시청률이 낮았다.89년 과외망국론이 다시 일면서'TV가정학습'이 시작됐다.고3생을 대상으로 한 진짜 과외방송이었다.시청률이 80%대를 넘었고 입시 적중률도 80%를 상회했다.그러나 반짝인기였다.수능시험이 도입되자마자 TV과외라는 말자체가 사라졌다.이제 또 과외망국론이 일면서'위성과외'가 등장했다.선례에 비추면 이 또한 반짝인기로 끝날 일이다.

이 미봉과외대책에 1백22억원이 들어간다.초등에서 고3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학교수업중에 수신토록 한다.어느 것이 학교교육이고 어느 것이 TV과외가 될까.초등생 과외가 예.체능 중심인데 비해 위성방송은 학과목중심이다.과연 과외를 해소할 수 있을까.실제로 필요한 대입준비생들에겐 혼선을 주고 초등생들에겐 외면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런 우려를 감안해 방송내용을 잘 짠다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도 모른다.그러나 위성방송으로'과외 끝'이라고 생각하는 행정편의적 사고가 문제의 본질을 흐린다.학교교육의 구조적 조정없이 과외해소는 영원히 불가능하다.학교간 차별화와 경쟁체제도입이 과외를 학교안으로 끌어넣는 첩경이다.평준화정책을 수정하고 중등교육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이 과외를 줄이는 바른 길이라고 본다.교육개혁위원회도 이 문제점을 잘 알고 있지만 일부 여론이 무서워 손을 못대고 있다.

평준화교육을 성역으로 믿는 한,중등교육의 질은 높아질 수 없고 학교간 경쟁은 이뤄지지 않으며 과외망국론은 끝없이 계속될 뿐이다.평준화성역을 깨뜨리는 작업이 과외해소의 첫 시작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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