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생각하기엔 무식하고 돈도 없는 이들이 점치기를 더 좋아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지위가 높고 경제력도 있는 이들이 무속에 더 의지하기도 한다. 가진 게 많으면 점칠 것도 많다. 선거 때가 되면 무속인 집 문턱이 닳는다 하고, 일간지와 잡지들마저 무속인들의 예언에 대해 크게 지면을 할애한다. 내로라하는 기업가들 중에는 점쟁이들을 일종의 컨설턴트처럼 데리고 다니면서 크고 작은 결정을 할 때 그들의 말을 따르기도 한다. 물론 그 예언들이 맞을 때도 있겠지만, 그들의 말을 따르다가 돈을 횡령당하기도 하고 엉뚱한 투자를 해 큰 낭패를 보는 일도 적지 않다. 얼마 전 무속인의 협박에 십 수억원의 돈을 갈취당한 부인의 기사도 났지만, 이는 수면에 드러난 극히 일부라 본다.
융 심리학으로 보자면 무속인은 네 개의 성격 유형, 즉 사고형·감각형·감정형·직관형 중 특히 직관력이 강한 쪽이라고도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척 보면 안다”는 것인데, 실상 오랜 기간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말씨·옷매무새·목소리·장신구·눈빛 등으로 상대방의 과거를 맞힐 수가 있다. 무속인들도 마치 정신과 의사들처럼 상담을 오래하다 보면 가려운 데를 콕콕 긁어 주어 속을 시원하게 해 주는 카타르시스 효과를 느끼게 하는 방법을 체득하는 것이다.
주역의 핵심철학은 지금 승승장구하며 잘나간다 할지라도,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잊지 말라는 것이고, 지금 바닥에서 헤매고 있다면, 앞으로는 올라갈 일만 남은 것이니 희망을 놓지 말라는 것이다. 성공했다고 자만할 것도 없고 운이 좋지 않다고 함부로 자포자기하지 말라는 얘기다. 마음이 불안하고 허랑해질수록 귀를 팔랑거리지 말고, 자신의 무의식이 보내주는 메시지를 잘 들어 보려 해야 할 것 같다.
정신과 전문의 융 분석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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