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내가 아니라고 할 땐 안 믿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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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니라고 할 때는 그렇게들 안 믿더니….”

김정태(62) 전 국민은행장은 9일 통화에서 미네르바의 정체가 밝혀진 뒤의 씁쓸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11월 인터넷을 중심으로 ‘김 전 행장이 미네르바’라는 소문이 퍼졌다.

미네르바의 친구를 자처하며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이 “대한민국 0.1%에 속하는 극상위층에 증권사 근무와 해외 경험이 있는 K씨가 미네르바”라는 글을 올리면서 경력이 화려한 김 전 행장이 물망에 올랐다.

마침 김 전 행장이 경기도 일산에서 텃밭을 일군다는 사실도 부각됐다. 미네르바는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수차례 “나는 고구마 파는 늙은이”라며 평소 농사에 매진한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김 전 행장은 당시에도 전화 통화에서 “나는 미네르바가 아니다”고 부인했었다.

‘미네르바의 정체’를 둘러싼 의심의 눈초리에서 자유로워진 건 김 전 행장뿐만이 아니다. 취재팀은 지난해 가을 미네르바를 추적하려고 외국계 금융사를 탐문했다.

당시 한국외국어대 출신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질문을 받자마자 “미네르바? 한국외대 출신인가?”라고 되물었다. 일부 네티즌도 한국외대에 ‘미네르바 동산’과 ‘미네르바 포럼’이 있다는 점에서 미네르바를 한국외대 졸업생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미네르바가 “살아남으려면 외국어 능력이 필요하다. 시험용이 아닌 생활 외국어를 배우라”고 말한 사실도 이런 의혹을 부추겼다.

또 신촌 연세대 부근에 과거 운동권 학생들이 드나들었던 미네르바란 다방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 그가 이 대학 출신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미네르바가 환율이며 투자에 해박한 지식을 보였다는 점에서 재야에서 활동한 투자전문가 A씨 등도 후보군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10일 박대성(31)씨가 구속되면서 결국 이런 오해도 모두 풀리게 됐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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