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한번 푹 자봤으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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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면을 취한 날 아침 햇살에 살포시 눈을 뜰 때의 만족감. 달콤한 잠은 상큼한 하루의 시작이다. 24시간을 주기로 돌아가는 인간의 생체리듬은 밤에는 자고 낮에는 신체 활동을 하면서 정상 기능을 유지한다. 따라서 낮의 고민거리와 과로는 밤 수면에 지장을 초래하고, 밤잠을 설친 다음 날 하루는 짜증과 무력감으로 채워진다. 활기찬 하루를 위해 수면의 정체를 해부하고,숙면을 위한 해결책을 알아본다.

◆숙면은 생존력 향상과 직결=수면 중 인간의 신체는 어떤 활동을 할까.

첫째가 지친 심신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수면중 단백질 합성이 증가돼 뇌의 기억력과 근육의 기능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때문이다. 또 체온을 떨어뜨려 몸의 에너지도 효율적으로 관리·저장한다. 기억력 강화도 수면의 역할. 즉 낮에 익힌 정보를 버릴 것과 저장할 것으로 구분해 기억창고에 저장한다. 학습 능력, 업무 효율성 등을 극대화시키려면 숙면은 필수 요건인 셈이다. 잠을 자야 심성이 안정된다. 불면의 밤은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고, 불안감·초조감을 증가시킨다. 이런 잠 부족이 장시간 수면 박탈로 이어질 땐 상황은 심각해져 자아가 붕괴되고, 소화불량·심혈관계 질환·성기능 장애 등 전신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수면 주기와 단계별 비율도 중요=생체리듬처럼 수면도 주기가 있다. 통상 막 눈을 붙인 순간부터 깊은 잠에 빠질 때까지 1~4단계에 걸친 90분 정도의 비(非)렘(REM)수면과 30분가량의 렘(REM)수면 시기를 한 주기로 본다. 이후 다시 2·3·4단계, 렘수면 등을 오가며 하룻밤에 이런 주기를 3~4회 경험하면서 잠에서 깨게 된다. 숙면을 위해선 전체 수면중 단계별 비율(%)도 적절해야 한다. 즉 전체 수면시간 중 1단계 수면은 5~10%, 2단계 40~50%, 3~4단계 10% 이상, 렘수면 20~25%는 돼야 한다.

예컨대 충분히 잤는데도 렘수면이 부족하면 상쾌한 아침은 불가능하다. 또 기억력·집중력·의욕 등이 떨어지고 온종일 짜증이 많이 난다. 실제 렘 수면은 우울증· 섭식장애· 정신분열증·알코올·약물 남용 등을 앓는 환자, 또 노인에게서 줄어든다. 또 스트레스·교대근무 등으로 생체리듬이 깨질 때, 수면무호흡증(잠을 자면서 일시적으로 호흡을 멈출 때), 카페인 같은 중추신경흥분제 복용 등도 렘수면을 방해한다. 따라서 만일 당신이 잠들기 힘들거나 자다가 자꾸 깬다면, 또 충분한 시간을 잤는데도 잘 잤다는 느낌이 안들 땐 렘수면이 부족한 것으로 봐야 한다.

◆수면 문제는 원인별로 해결해야=숙면을 못 취해 생활이 힘들다면 우선 수면 일지부터 적어보자. 몇 시간 자는지, 자리에 누워서 잠들 때까지 몇 분 걸리는지, 푹 자도 피곤한지, 자다가 깨더라도 곧 잠드는지 등 자신의 수면 특징을 적는다. 이후 수면클리닉에서 수면다원검사·수면 위상검사·안전도·뇌파·산소 포화도·무호흡 측정 등을 검사해 원인을 밝혀야 한다. 치료는 원인에 따라 제각각이다. 예컨대 술과 비만으로 인한 수면무호흡이 문제라면 금주와 체중 감량이 해결책이다. 날씬한데도 수면무호흡증이라면 자는 동안 코 마스크를 착용해 막힌 기도에 공기를 밀어줘 기도를 열어주는 게 치료법이다. 잘 때 발목을 툭 툭 차느라 숙면을 못 취하는 사람은 뇌파의 수면 주파수 변화로 진단이 가능하다. 이럴 땐 클로나제팜 등의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다. 만일 이도저도 아닌 수면 습관에 문제가 있다면 2주 이상 인지행동 치료(표 참조)를 받아 숙면 방해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수면이 부족하면

■비만

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미국 연구논문에 따르면 5시간 자는 사람은 7~9시간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비만율이 50%, 4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73%로 높았다. 또 다른 연구에선 수면 시간이 짧은 사람의 경우 식욕을 높이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하는 한편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이라는 호르몬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마음의 건강도 수면과 관련이 깊다. 의학부 졸업생을 30년 이상 추적한 미국 조사에 의하면 불면이 장시간 계속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 위험도가 약 10배, 불안 증상 위험도는 17배 높았다고 한다. 또 우울증에 걸리면 그 초기 단계부터 불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2주일 이상 불면이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하라고 말할 수도 있다.

■면역력 저하

숙면을 취하지 않으면 인터로이킨이나 면역글로불린과 같은 면역 관련 여러 물질이 감소해 감염증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면역기능이 저하된다. 그러면 감기에 쉬 걸린다거나 화분증 등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위험성도 높아진다. 백신 접종하는 날 철야를 하면 항체가 조금밖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보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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