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제언>장애인 고용차별 이젠 없어져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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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사회에서 장애인들 대다수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거리를 다닐 수 없고 지하철이나 버스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해 집을 나서면'외톨이'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 장애인 가정의 소득은 다른 가정의 절반도 안되며 장애로 인한 교통비.의료비등 생활비는 정상인들보다 오히려 월 10여만원씩 더 지출된다고 한다.

한 연구기관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고용 의사가 있는지 조사했더니 4%정도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이들에게'만일 장애인이 된다면 일할 의사가 있겠는가'라는 질문에는 91%가“물론”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이처럼 정상인들의 이기적이고 그릇된 편견 때문에 장애인들은 취업은 물론 교육이나 치료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인의 고용에 차별이 없으며 어디를 가더라도 좋은 위치에 가장 편리하게 장애인 시설이 설치돼 있다.식당.극장.관청등은 장애인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고 모든 교통수단은 장애인이 우선적으로 탑승토록 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복지는 자비나 시혜가 아니라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것,즉 정상인과 동등하게 인권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사회정의와 국민일체화의 입장에서 추진돼야 한다.

특히 이들의 생존을 위한 소득보장 차원에서 고용의 차별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장애인을 위해 제도나 법을 정비하고 생활편의시설의 설치도 중요하지만'장애인인데 할 수 있을까'하는 일부 국민들의 그릇된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건강한'나'도 각종 사고와 질병으로 장애인이 될지 모른다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겪고 있는 불편과 고통을 해소해 주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서로 돕고 사랑하면서 이 땅에서 마음 편히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무요,사명이다.

아울러 유엔이 발표한 장애인 10년 계획에 담긴“경제불황등의 처지에서도 장애인은 최우선으로 고용돼야 하고 최후로 해고돼야 한다”는 내용을 외면하며 산다는 것은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우리의 자존심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을 깊이 각성해야 한다. 김상원〈보건복지부공보관실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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