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문인초청 세미나 - 기업에 대한 적의감 극복할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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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기업은 현실적 이익을 추구한다.문학은 현실세계를 뛰어넘는 이상을 좇는다.그리하여 기업인과 문인은 영원한 평행선을 긋는다.특히 유교적 전통아래 선비의식이 강하게 잠재돼 있는 지식인 사회,그 정점인 문인들은 기업인을'영원한 앙숙'으로까지 여기기도 한다.그러한 기업인과 문인들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서로를 털어놓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기업문학연구원은 지난달 29~30일 문인초청 전지세미나를 경주.울산 일원에서 가졌다.이번 세미나에는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등 문인 43명과 전경련측 인사 3명이 참석해 거의'무박2일간'주제발표와 토론.산업시찰.술자리를 가지며 서로의 입장을 기탄없이 털어놓았다.문인들은'한국문학과 경제의식'을 주제로 한 발제문을 통해 한국 현대문학에 기업과 기업인상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가를 살폈고 소비주의 시대 문학의 향방을 가늠했다.

토론에 나선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은“적의감을 갖고 너무 어두운 부분만 파헤치지 말라”며“애정과 사랑을 갖고 기업도 감동적으로 그려달라”고 주문했다.공병호 자유기업센터소장도“기업인이나 부자라고 해서 무조건 부도덕하게 보는 풍토는 개선돼야 한다”며“경영도 만인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기업인 출신 소설가 홍상화씨는“기업인은 절벽위를 뛰어가는 위기의식으로 시각시각을 산다”며“가진 자에 대한 적의감을 극복할 때 우리 문학의 세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문학평론가 정현기씨는“그야말로 아무런 대가없이 문화에 흔쾌히 투자하는 패기와 인간성을 지닌 기업인들이 2000년대에는 서사적 영웅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경주=이경철 기자

<사진설명>

전경련 주최 문인초청 세미나에서 서로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있는 문인과 기업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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