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류 중산층" 4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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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자신이 사는 수준을 '중산층 가운데 하류'로 여기고 있으며, 현재의 경제 상태에 대해서도 불만족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가깝게 느끼는 나라'로는 미국(44%).북한(26.5%).중국(10.5%).일본(9.4%)의 순으로 꼽혔다.

이는 삼성경제연구소와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가 국내 처음으로 국제 기준의 사회조사 기법인 '종합사회조사(GSS)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난해 6~12월 7개월간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남녀 1315명을 직접 면접 방식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를 토대로 한 '한국인의 가치지향-국제 비교'란 심포지엄이 중앙일보 후원으로 2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을 '중산층 가운데 하류'라고 답한 사람이 45.9%로 '중산층 가운데 상류'라는 응답자(22.8%)의 두배에 달했다. 이 둘을 합쳐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긴 응답자는 전체의 68.7%를 차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최숙희 수석연구원은 "중산층을 두 가지(중상.중하)로 나눠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로 볼 때 중산층이 엷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현재 가정의 경제 상태에 대해선 49.5%가 '불만족하다'고 응답했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29.2%에 그쳤다. 향후 경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나아질 것(40.8%)과 나빠질 것(38.1%)이란 응답이 엇갈렸다.

북한에 대해선 호의적이었다. 전체의 57.4%가 잘 지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적대적으로 여기는 응답자는 9.1%에 그쳤고, 29.5%는 '경계 대상'이라고 답했다. 학력별로는 대학 재학 이상(65.4%)이 고졸 이하(51.2%)보다 북한에 대해 호의적인 응답 비율이 높았다.

한국의 민주주의 운영 방식에 대한 물음에는 '자랑스럽다'(32.1%)는 응답보다 '자랑스럽지 않다'는 응답(64.6%)이 두배가량 많아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이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75.7%에 달해 기업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또 미래에도 대기업이 국민경제에 기여할 것이란 응답(70.9%)이 기여하지 못할 것이란 응답(25.5%)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터진 대기업의 분식회계 등으로 반(反)기업 정서가 강해짐에 따라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윤리경영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90.8%에 달했다. 노동조합 활동에 대해선 67.6%가 강경하다고 응답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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