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제작 세계적 명성 재일동포 이태영씨 의류브랜드 '제드' 광고 선보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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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컴퓨터그래픽이 동원된 상상의 사이버공간.봅슬레이 경기인지 볼링경기인지 모를 이상한 경기가 시작되자 볼링공으로 변한 주인공은 신비한 공간을 넘나든다.' 너무 화려한 컴퓨터그래픽 때문에“저것 국내에서 만든 광고 맞느냐”는 반응까지 얻고 있는 일경물산의 의류브랜드'제드'(Zed)의 TV광고 내용이다.

이 광고의 대행사는 독창적인 광고로 유명한 올포스트 커뮤니케이션(대표 강병진)이지만 사실 주인공은 일본에서 활동하는 광고인인 이태영(李泰榮.42.사진)제작감독이다.

李씨는 일본에서 문학의 유미리,연극의 김수진,음악의 전월선등과 같은 차원의 평가를 얻고 있을 뿐 아니라 한국식 이름을 고집하는 재일동포로서 국내 광고제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55년 도쿄(東京)에서 태어난 뒤 아오야마(靑山)대학을 나와 CM랜드에 입사했다가 90년 모모커머셜을 설립,지금까지 소니레코드.니치이.메이지제약.미쓰이중공업.기린맥주.일본위성방송등 대형광고주의 광고제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이 때문에 ADC상.ACC상과 같은 일본내 광고작품상과 IBA상.CLIO상과 같은 세계적인 광고작품상까지 휩쓸어 일본은 물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광고제작자로 평가받고 있다.

李씨 광고의 특징은 언어나 문자를 통해 이성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보다 그래픽을 이용해 제작된 신비스럽고 감각적인 영상을 통해 제품의 이미지와 테마,그리고 감성적 메시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 그의 광고에 감명받은 올포스트의 姜사장이 일본에서 李씨를 만나 이번 광고가 제작됐으며,앞으로도 李씨는 국내광고에 관한한 올포스트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올포스트 관계자는“최초 인간볼링게임의 아이디어를 우리가 내놓았을 때 과연 李씨가 소화해낼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기우(杞憂)였다”면서“李씨와 같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을 모국에 선보일 기회를 갖게된 것이 기쁘다”고 밝혔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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