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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의존증에서 벗어나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 키워라

중앙일보

입력

대학입시 자율화에 특목고, 국제중 설립이 이어지면서 ‘사교육 특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각종 입시 대비 학원들이 학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학원을 중심으로 한 사교육 열기에 대해 ‘초등학생부터 입시 지옥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사교육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문제는 이런 현실이 ‘과연 아이들의 공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고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학원, 과연 만능일까?
학원 강의는 설계부터 시행진단평가까지 학원이 주도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이런 공부는 학습량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단기간 성과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사고력보다는 문제풀이 요령만 잔뜩 익힌 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수동적 학습 습관을 키울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학원에서 풀어본 유형과 다른 문제가 출제되면 손도 대지 못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한국의 공부벌레들(와이즈멘토 刊)에 따르면, 전국 성적상위 1%안에 들어가는 전교 1등 100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 그들은 평균 중2 때 수학 선행학습을 시작했다. 중2라면 지금 학원가에서 제시하는 잣대로 보면 꽤 늦게 시작한 셈이다. 결국 선행학습을 일찍 시작했는지 여부가 우등생을 결정짓는 필수조건은 아닌 것이다. 실제로 3년 먼저 선행학습을 했다고 해도, 정작 학교 수업에서 배울 때에는 3년 전에 배운 내용을 대부분 잊어버리기 때문에 다시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 선택에 앞서 챙겨야 할 점
이처럼 지나치게 학원 공부에 의존하게 되면 아이는 혼자서 정리하고 복습하는 기회를 갖지 않고 그저 주입하는 대로 받아먹는 데 익숙해져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전혀 키울 수 없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은 학원에 가야만 공부하고 학부모들 역시 혼자 공부하는 것은 어쩐지 효율이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아이를 못미더워하며 학원에 보낸다. 그 이면에는 ‘학원에 안 다니면 경쟁에서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다. 만일 아이가 ‘학원에 가야만 공부가 더 잘된다’ ‘학원에다니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하다’ ‘같은 학원을 쉬지 않고 1년 이상 다닌다’면 학원 의존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학원에 의존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고학년이 될수록 요구되는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지 못해 높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결국 학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먼저 스스로 할 수 있는 능력, 자기주도적 학습을 할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키우기 위한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키우는 방법
1.학원 다니는 목표와 이유를 생각하라= 동기가 불분명하면 수업에 강한 의욕을 가지지 못하고 시간 때우기에 그치기 쉽다. 떨어지는 수학 성적 때문에 고민이라면 기간과 목표점수를 정하고 다니기 시작하자.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 목표 달성을 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고 학원을 계속 다닐지 말지 결정하도록 하자.
2.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우선 홀로서기를 시도하자= 학원 수강은 자신이 부족한 한두 과목 이내로 제한하자. 나머지 과목은 직접 정리하고, 배운 것을 생각해보고, 필기하고, 계획을 세워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처음에는 학원에서 해주는 것보다 허술하고 시간도 더 많이 걸릴지 모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다양한 상황별 공부법과 공부 페이스 유지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만의 공부리듬을 찾을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학습 습관을 만들고,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 즉 사고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단순한 문제는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들으면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지만, 고차원적인 문제는 스스로 생각해서 실마리를 찾고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정답에 도달할 수 있다. 결국 고학년 때 성적은 사고력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된다.
3.부모의 역할은 도우미가 아니라 지지자다=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운다고 해서 무조건 혼자서 하게 놔두면 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과 방임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부모는 한마디로 밥을 떠서 먹여주는 ‘도우미(Helper)’가 아니라 밥을 떠먹는 법을 가르쳐주는 ‘지지자(Supporter)’가 돼야 한다. 자녀가 아직도 남이 해주는 공부에 익숙한 상태라면 무작정 혼자 하는 공부에 부담을 느낀다. 가정에서 부모는 충실한 지지자의 역할을 통해 아이의 특성에 맞는 공부법과 습관을 찾아주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채형석 차장 튼튼영어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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