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대입전략 [1] 이종서 청솔학원 입시컨설팅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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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 대학입학전형계획을 보면, 수시 1학기 모집이 폐지되는 등의 변화가 있지만 대체로 전체 흐름과 틀은 2009학년도 대입과 마찬가지 양상이다. 따라서 2010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는 예비 고3 학생들은 2009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나타난 특징들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살펴봐야 한다.

2010학년도에 대학들은 전체 모집인원의 57.9%인 21만9024명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데, 이는 2009학년도 21만4481명(56.7%)보다 더욱 늘어난 숫자다. 입시 사정관 전형도 2009학년도 16개 대학에서 2010학년도 49개 대학으로 확대된다. 수시모집 과정에서 치러진 논술 등의 대학별 고사가 어려워진 것도 중요한 특징이었다. 2009학년도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는 영어 제시문이 활용되고, 문제 풀이형의 수리 과학 문제가 출제되는 등 논술 가이드라인의 벽이 상당 부분 무너지는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자연계열의 논술고사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2010학년도에도 대학들은 수능과 내신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대학별 고사를 출제해 갈 것으로 보인다. 2009학년도에는 학생부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수능의 영향력이 커졌다.수능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일부 영역에서 예년보다 난이도가 높아졌는데, 이런 경향은 2010학년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리 영역의 난이도 상승이 두드러졌다. 2012년으로 예정된 교과 과정의 부분적 개정까지 수리 영역은 계속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수리 영역 외의 다른 영역을 통해 변별력을 높이기에는 교과 과정의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09학년도 수능에서 외국어 영역도 예년보다 제시문이 길어지고 듣기가 까다롭게 출제되는 등 난이도가 높아져 중위권 학생들의 성적에는 일정한 영향을 끼쳤지만,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현재의 교과 과정 안에서 출제되는 한, 외국어 영역의 난이도를 높여 변별력을 확보하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수리 영역의 표준점수가 3등급 급간부터는 언어나 외국어 영역과 점수 편차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수리 영역이 예년보다 까다롭게 출제됐지만, 난이도가 높은 문제와 쉬운 문제가 골고루 출제됐음을 뜻한다. 따라서 모든 수험생들이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 중심으로만 학습 방향을 이끌어 가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성적대별로 어려운 수능에 대처해야 할 방식을 달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이 가장 두려움에 빠질 때는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모를 경우다. 이제 2009학년도 대입 전형을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가야 할 길에 대한 예측 능력을 높이는 현명한 학생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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