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3D영화로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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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입체영화는 영화의 미래가 될 것인가? 입체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는 올해, 그 성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할리우드 제작사 드림웍스가 올해부터 모든 애니메이션을 3D 입체로 제작하겠다고 밝힌 이후, 세계 영화계에서 입체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극장영화의 수익이 한계에 부딪힌 가운데, ‘특수안경 쓰고 보는 3D 입체영화’에서 미래를 찾으려는 것이다. 올해는 세계 유수 제작사가 일제히 입체영화를 내놓는다. 국내에도 10여편의 입체영화가 개봉된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충무로도 입체영화 시대를 대비하라”고 촉구했다.

◆올해 개봉하는 입체영화들=입체영화의 강력한 신봉자는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젠버그다. 카젠버그는 지난해 말 “입체영화는 발성영화, 칼라영화의 등장에 이은 영화사의 새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3월 3D 입체 애니메이션 ‘몬스터 vs 에일리언’을 개봉한 이후 ‘슈렉4’‘쿵푸팬더2’를 제작할 예정이다.

디즈니는 2012년까지 예정된 10편 중 8편을 입체방식으로 제작한다. 지난 연말 국내 개봉한 ‘볼트’에 이어 올해만 ‘UP’ ‘토이 스토리3’ ‘크리스마스 캐럴’을 개봉한다.

폭스사도 ‘아이스 에이지3’로 가세한다. 최고의 기대작은 ‘타이타닉’의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중인 ‘아바타’. 애니메이션 실사 합성방식으로 올해 말 개봉한다. 실사로도 확대되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와 피터 잭슨은 ‘땡땡의 모험’을 실사 3D 입체로 준비하고 있다.

◆시장 반응은=입체영화에 대한 관심은, 극장 수익의 한계를 타개하고 불법 다운로드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이다. 미국에서는 2007년 애니메이션 ‘로빈슨가족’ 3D 입체 버전이 2D보다 3배 이상 수익을 올렸다. 2008년 ‘한나 몬타나’의 흥행도 기폭제가 됐다. 아이돌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의 북미 54개 투어 콘서트를 디지털 입체 촬영한 영화다. 영화진흥위원회 전창의 객원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아이돌 그룹의 공연실황을 디지털 입체로 제작하는 ‘한나 몬타나’ 모델을 고려해볼만 하다”고 제언했다.

입체영화 상영의 전제조건은 디지털 입체 스크린. 미국에는 2008년 9월 현재 1084개, 전세계적으로 1339개의 입체상영 스크린이 있다. 유럽의 극장체인 Odeon과 UIC도 올해말까지 총 1700개 스크린 설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내 상황=지난 연말 실사 3D 입체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가 개봉한 데 이어 ‘볼트’ 역시 2D· 3D입체 버전을 동시 상영하고 있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지난 1일까지 전체 123만 관객중 10% 가량이 3D 입체(리얼D)로 관람했다.

극장체인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은 “올 한해 10편의 입체영화를 상영한다”면서 “아직까지는 한 영화의 2D와 3D입체 버전을 함께 개봉하는 수준이지만 점차 콘텐트가 많아지고 관객수요가 늘면, 입체 스크린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입체 스크린 수는 50여 개다. 영진위 전창의 객원연구원은 “50~60년대 할리우드와 일본에서 반짝했다가 테마파크용으로 전락한 전철을 밟으리라는 우려도 있지만, 분명한 영화계의 흐름”이라며 “우리도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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