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꼴찌 KTF, 오리온스만 만나면 펄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최하위 KTF가 2009년의 첫 단추를 잘 끼웠다.

KTF는 2일 부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4연승을 달리던 오리온스를 69-66으로 꺾었다. KTF는 올 시즌 8승(19패) 가운데 오리온스에만 3전 전승을 거두며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승부처인 4쿼터에서 34세의 신기성이 6점, 35세의 외국인 선수 세서(16점)가 5점을 기록한 것이 승부를 갈랐다.

KTF는 3쿼터까지 56-61로 뒤졌다. 4쿼터 들어 신기성이 득점에 가세, 62-63까지 쫓아갔지만 이기다가도 역전패를 당하는 KTF가 역전승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였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긴장한 표정도 보이지 않았다. 오리온스의 마법사 김승현은 동료인 이동준까지 속아 넘어가는 패스를 했다. 이 공을 잡은 KTF의 외국인 선수 세서는 상대 수비 몇 명을 제치고 그대로 골밑까지 치고 들어가 레이업슛을 넣어버렸다. 오리온스가 다음 공격에서 또 실수를 하자 세서는 3점슛을 넣었다. 1쿼터에 11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던 세서는 승부처에서도 셌다. KTF 신기성의 득점이 이어지면서 경기는 69-63으로 뒤집어졌다.

세서는 1996년 드래프트 1라운드 12순위로 미국프로농구(NBA) 코트를 밟았던 선수다. NBA에서 별 활약은 없었다. 98년엔 NBA가 파업한 틈에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세계선수권에 나가기도 했다. 35세의 세서는 그래도 한국에 와서 NBA와 미국 국가대표 경력을 가졌다는 이름값은 하고 있다.

추일승 KTF 감독은 “2008년 성적이 안 좋았는데 새해엔 부진을 떨쳐버리자고 선수들과 함께 다짐했다. 새해 첫 경기에서 이겨 기쁜데 앞으로 연승을 할 수 있도록 상승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2008년을 4연승으로 마감했던 오리온스는 새해 첫 경기 마지막 쿼터에서 5득점에 그쳐 무릎을 꿇었다.

성호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