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利權개입에 초점 - 검찰, 박태중.이성호씨 중간역할 여부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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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검찰수사가 김현철(金賢哲)소환조사 및 사법처리라는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말 한보사건 재수사 착수 당시“金씨 수사는 국회청문회 일정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고 그동안 수사속도를 조절해 왔다.

따라서 한달 가량 金씨 비리에 관한 광범위한 방증조사를 벌여 온 검찰은 오는 25일 金씨의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 증언이 끝나면 그 직후 그를 소환해 내달초께 사법처리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金씨비리 의혹을 ▶한보 불법대출관련 의혹▶관계.언론계등 광범위한 국정개입 의혹▶정부주도 이권사업개입 의혹등 크게 세가지로 나눠 내사작업을 벌여 왔다.검찰은 이중'金씨가 한보철강의 설비도입 과정에서 2천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등을 포함해 金씨의 한보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상당수 내사를 종결한 상태다.

검찰은 이와 함께 金씨의 국정개입 의혹도 공직추천 대가등으로 돈이 오고가지 않은 이상 형사처벌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검찰은 지금까지 金씨가 이권청탁등의 대가로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는지를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다.검찰 주변에서는 특정사업에 대한 이권 청탁과 함께 金씨가 기업인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가 포착됐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는 검찰이 3월중에만 ▶정부기관의 공사수주 과정▶민방 및 케이블TV 선정과정▶개인휴대통신사업자 선정과정▶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 특혜의혹등과 관련해 관계자 1백여명을 소환 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여 온데 근거한다.검찰은 최근 金씨 소환을 앞두고 이권청탁의 대가성 여부를 집중 조사해 증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인물이 金씨의 핵심측근인 ㈜심우 대표 박태중(朴泰重)씨와 전 대호건설 사장 이성호(李晟豪)씨다.검찰은 朴씨가 金씨의 이권청탁에 중간역할을 하거나 돈세탁등 자금관리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朴씨의 계좌추적을 통해 성격이 의심스런 수십억원 단위의 금액이 기업으로부터 입금된 사실을 밝혀 냈다.

이에 따라 朴씨를 청문회가 끝난 직후인 22일께 소환 조사하고 金씨에게 돈을 준 기업인등도 이번 주말 소환하는 수사절차를 밟을 계획이다.세금포탈.횡령등 朴씨의 개인비리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朴씨를 우선 사법처리한 뒤 현철씨 관련부분을 계속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와 함께 해외 체류중인 이성호씨에 대해서도 측근등을 통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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