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있을 때 자신은 온전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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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사람은 본질적으로 홀로일 수밖에 없는 존재다. 이 세상에 올 때도 홀로 왔고 살 만큼 살다가 떠날 때도 홀로 간다 …홀로 있을 때 전체인 자기 있음이고, 누구와 함께 있을 때 그는 부분적인 자기이다."

법정(法頂.72)스님이 1일 산문집 '홀로 사는 즐거움'(샘터, 210쪽, 9800원)을 펴냈다. '오두막 편지' 이후 5년 만에 낸 책이다.

스님은 올해 초 10년째 맡았던 재가불자들의 모임인 '맑고 향기롭게'와 서울 성북동 길상사의 회주(會主.법회를 주관하는 승려) 자리를 동시에 내놓고 묵언수행 중이다.

책의 글은 '맑고 향기롭게'의 회지에 실렸던 것으로,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홀로 지내는 스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려면 이웃들과 정을 나누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 등 살아있는 생물들과도 교감할 줄 알아야한다."

책에는 세속의 모든 직함을 버릴 당시의 심경, 작고한 동화작가 정채봉씨와의 특별한 인연, 9.11테러를 비롯한 속세의 일들에 대한 단상, 현대인들의 삶에 일침을 가하는 준엄한 꾸짖음 등이 40편의 글에 녹아 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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