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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예술 관심 뜨겁다 - 'PA' '저널'등 창간 관련 출판서적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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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건축’이 쏟아진다.화랑에서는 건축전이 이어지고 서점에서는 건축 관련 서적이 당당히 베스트셀러에 오른다.외국의 유명 건축가들의 강연회에는 예상밖의 많은 청중이 몰려들어 주최측을 놀라게 할 정도다.이런 ‘건축붐’을 타고 최근에는 건축 전문잡지가 잇따라 창간되고 건축 관련 서적도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 실험적인 건축잡지 ‘건축인 POAR(People of Architecture)’가 창간된데 이어 올해는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PA(PRO ARCHITECT의 약자)’와 2주마다 출간되는 ‘건축저널’이 3월 창간호를 냈다.

한국 건축잡지의 효시는 한국건축의 중요한 획을 그은 건축가 고(故)김수근(1931~86)이 지난 66년 창간한 ‘공간’.엄밀히 말해 건축지라기보다 미술과 공연등 다양한 장르가 담긴 종합예술지이지만 일반인들의 건축에 대한 인지도가 낮았던 상황에서 건축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소개해 하나의 예술장르로서의 건축을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이외에 한국건축가협회에서 지난 81년부터 발행해오고 있는 ‘건축가’와 플러스건축이 운영하는 플러스문화사가 펴내는 ‘플러스(건축+인테리어)’등 기존의 건축잡지까지 합하면 모두 10여종의 건축 전문지가 만들어지고 있다.미술계안에도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미술전문지가 3종밖에 출판되지 않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같은 건축지의 창간은 의외의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아무리 건축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해도 전문지의 특성상 ‘돈을 벌기’어렵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건축잡지들은 대부분 현직 건축가들이 만들어 건축가들끼리의 정보교환과 일반인들에게 건축을 알리는 두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

건축잡지뿐 아니라 최근에는 건축관련 단행본의 출판도 늘어나는 추세다.예술의전당과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등의 작품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손꼽히는 아키반 대표 김석철씨는 최근 ‘천년의 도시,천년의 건축’이라는 에세이집과 역사적으로 유명한 건축명소를 찾아 그곳을 건축가의 시각에서 풀어쓴‘세계건축기행’을 냈다.

이달에는 세계 각국의 건축과 도시환경을 쉽게 풀어쓴 현영조씨의 ‘세계의 건축과 도시환경’도 나왔다. 이 책들은 모두 건축에 문외한들도 재미있게 건축에 다가설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런 결과로 자연히 ‘세계건축기행’처럼 대형서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건축 서적도 등장하고 있다.

‘건축인 POAR’편집장인 이용범씨는 “미술등 다른 예술장르와 달리 건축은 단편적인 외형만 보여지는등 기존 저널리즘에서 매우 취약하게 처리됐다”며 “바로 이런 불만 때문에 젊은 건축인들을 중심으로 최근 직접 제대로 된 잡지를 만들어보자는 분위기가 퍼진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하지만 건축잡지나 단행본들은 아직 부동산적인 관심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문화의 한 장르로 진지하게 접근하는데까지는 이르지 못해 개인적으로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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