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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엔 勞使 따로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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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주한 외국기업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기부한만큼 회사도 기부금을 내놓는 공동 기부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른바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로 불리는 제도다. 기업과 임직원이 함께 좋은 일을 하면서 기업 이미지도 높이자는 것이다.

한국 화이자제약(사진)은 직원들이 일정액의 후원금을 내면 회사도 똑같은 액수를 기부하고 있다. 화이자 측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10여명의 장학생에게 1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고혜신 과장은 "액수가 작아도 내가 낸 금액이 두배가 돼 남을 도와준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국 화이자제약의 커티스 앨 앤드루스 사장은 "금일봉이라는 전통적 기부방식에서 탈피해 회사와 직원이 함께 뜻있는 일을 한다는 공감을 주기 위해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HSBC는 사내 봉사 동호회인 '함사'(함께하는 사람들)를 통해 모은 기금으로 소년소녀 가장을 지원하고 있다. 이 동호회에서 매달 기금을 모으면 회사는 모인 액수만큼 돈을 더 보탠다. HSBC 측은 이 단체가 매년 한번씩 여는 바자에서 모은 성금에도 두배의 돈을 내고 있다. 이 행사에서 모은 5000만원의 기금으로 지금까지 심장병 어린이 7명에게 수술비를 지원했다.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는 수해나 참사 등이 발생해 직원들이 성금을 내면 회사도 같은 액수를 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이 같은 방식으로 대구 지하철 참사, 수해 이재민을 도왔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사내 '기빙 매치(Giving Match)' 프로그램으로 중증 장애어린이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고 있다. 직원들의 월급에서 매달 공제한 액수만큼 회사도 기부에 동참하는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참여도와 기부액이 해마다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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