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情으로 아이들 돌봐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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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여성플라자 임시 놀이방 모습. [오종택 기자]

'아줌마의 날'행사가 열린 지난달 31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세미나와 바자회 등의 행사가 한창인 가운데 3층에 임시로 마련된 놀이방에서는 10여명의 어린이들이 '할머니 베이비시터'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두살배기 아들을 맡긴 주부 김선화(38.서울 미아동)씨는 "36개월 이하 아이들은 맡길 곳이 마땅찮아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참석하기 어려웠는데 이곳에서는 임시 놀이방 덕분에 경제살림에 대한 세미나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어린이들을 보살펴준 '도우미'들은 사단법인 한국씨니어연합 회원들. 한국씨니어연합은 '건강하고 즐겁고 보람있는 노년생활을 준비하는 신노인문화운동을 펼치자'는 뜻에서 2001년 3월 만들어진 민간단체다. 50세 이상이면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 회원은 350여명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씨니어연합에서 실시한 '아동도우미 교육'을 수료한 이영화(57.서울 면목2동)씨는 올 3월부터 서대문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다. 일주일에 나흘, 하루 4시간씩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재우기, 귀가 지도 등의 일을 하며 월 30만원의 보수를 받는 이씨는 "왕복 2시간 거리를 출퇴근하느라 피곤할 때도 있지만 내가 꼭 필요한 곳에서 활동을 하니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씨니어연합(www.seniorleague.or.kr)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2002~2003년 아동.노인 도우미교육을 실시했으며 현재는 노인상담사 교육을 하고 있다. 씨니어연합 신용자 상임대표는 "유치원연합회.여성인력개발센터 등과 연계해 할머니들이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아이템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02-393-4472.

이지영 기자<jyle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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