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선거자금 은폐 기도 - 워싱턴포스트지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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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워싱턴=길정우 특파원]미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수백만달러의 기부금을 중앙당에서 주당(州黨)으로 넘겨 선거자금의 은폐를 기도했다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13일 폭로했다.

포스트지는 민주당 중앙당에서 지방당으로 넘어간 돈은 미 담배회사와 도박업계,기타 이익단체들로부터 받은 헌금으로 조직적인 회계 변칙처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포스트지는 이들 자금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입금으로 처리되지 않아 중앙당차원의 정례 보고서에는 헌금자 이름이 나타나지 않았으며,대신 지방당 차원에서의 수입으로 잡혔기 때문에 누가 헌금했는지를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헌금 회계처리를 분식(粉飾)함으로써 민주당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업계로부터 헌금을 받았다는 논란을 피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헌금자의 신상이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와관련,담배회사인 레널즈사의 모러 엘리스 대변인은 민주당에 5만달러를 기부했지만 4개주 지방당과 다른 정치위원회로 입금됐으며 이는 전적으로 민주당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 미시간주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업주들도 10만달러는 민주당 중앙당에 기부하고 또 다른 27만달러는 5개 지방당에 입금했다고 확인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선거자금 회계를 분식처리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미의회와 법무부의 대선자금 의혹 조사에서 도덕성 논란과 함께 회계 변칙처리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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