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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청문회>나를 낮춰 '깃털'이라 말하곤 했다 - 홍인길의원 증언 요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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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경재 의원(國)

-소감은.

“심려를 끼쳐 동료의원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증인과 金대통령은 외가로 6촌인데 증인의 아버지가 김홍조(金洪祚)옹 어장(漁場)일을 20년간 도와줬나.

“아니다.”

-증인 형이 金대통령 일가의 재산과 가업을 관리했나.

“가업을 관리한 것은 아니다.정치적인 일을 보좌했다.”

-증인은 金대통령의 막내 여동생과 동기고 평소 김홍조옹을 아버지로 부를만한 사이였나.

“그렇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평소 정치에 뜻이 있어서다.”

-金대통령 생일날 인사차 갔다가 상도동 비서진에 합류하게 됐다는데 당시 무슨 일을 맡았나.

“79년도였고 그냥 비서역할을 했다.”

-92년에는 金대통령 총무담당 보좌역이었고 93년 2월부터 95년까지 2년간 청와대 총무수석을 하며 정권관리자금을 마련하는 역할을 했나.

“정권관리자금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정치자금등을 관리한 적도 없으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정태수(鄭泰守)를 알게 된 계기는.

“90년께 동부이촌동에 운동하러 갔다가 김명윤(金命潤)의원을 만나 차한잔 하러 가다 알게 됐다.”

-제보에 의하면 김명윤 의원 집에서 鄭총회장이 대선자금 6백억원을 줬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아는바 없다.”

-김명윤 의원은 아파트 606호,鄭총회장은 808호에 살며 오랫동안 알았고 鄭총회장이 강릉에서 세무서 주사할 때 金의원은 변호사를 개업했다고 한다.둘은 친하게 지내 평소 고스톱도 했다는데 같이 친 적 없나.

“없다.”

-대선때 정치자금을 기부하라고 요구하는 창구역할을 한 적 있나.

“없다.”

-정태수는 92년 대선직후 재벌중 '내가 정치자금 가장 많이 냈다'고 했다는데.

“들어본 적 없다.”

-한보의 비극은 金정권의 비극이다.김현철(金賢哲)이 차기 정권재창출을 무리하게 노렸기 때문에 빚어진 것 아닌가.역대 대통령의 자제들로 볼 때 김현철의 품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성인(成人)이고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냈는데 잘 알지 않나.

“운동도 잘하고 쾌활하고 했다.”

-역대 대통령 자제들은 김현철만큼 국정을 망친 적 없었다.증인이 어렸을 때부터 현철이 잘 훈육시켰어야 했는데.

“훈육시킬 정도 안된다.청와대 근무시 어떤 불상사나 시중의 나쁜 음모라든가 없었다.현재는 설이 많은데 곧 밝혀질 것이다.”

-현철이 주변에 떠도는 의혹이 심각한 것 아니라고 생각하나.

“한보특위서 진실이 밝혀질 것 아닌가.”

-김현철에게 문제점이 없다고 말하는 것인가.

“사회적으로 회자되고 있는데 대해 나도 많은 책임을 느끼고 가슴아파한다.”

-현철이는 59년생이고 증인은 43년생인데 훈육할만한 위치 아니었나.

“훈육할 것이 있어야 훈육을 하지 않는가.”

-총무수석 이전에 鄭씨로부터 돈을 받은 적 있나.

“기억 안난다.”

-명절때등 수시로 용돈을 받았다는데.

“검찰서 다 진술했다.”

-받았다고 했나.

“검찰서 말했기 때문에 말하기 곤란하다.”

-정보근(鄭譜根)의 부탁을 받고 대출압력 넣은 사실 있나.

“외환은행과 제일은행에는 전화를 한 적이 있다.산업은행에는 한 적 없다.”

-몇번이나 전화했나.

“한두번 했다.”

-증인은 금융계를 잘 몰라 이석채(李錫采)씨나 한이헌(韓利憲)씨등을 통해 대출을 청탁한 것으로 아는데.

“그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하긴 했다.”

-대출대가로 받은 돈 10억원은 어디에 썼나.

“경조사와 정치적으로 필요한데 조금씩 썼다.”

-증인은 한보로부터 돈 받아 집 한평 늘리지 못했다고 했는데 10억원을 어디에 썼나.혹시 예금을 했나.

“나는 예금과는 거리가 멀다.”

-민주계 동지들에게 줬다고 검찰서 진술했다는데.

“그렇게 말한 적 없다.”

-검찰에서 김현철에게 자금을 지원했다고 진술한 적 있나.

“없다.”

-검찰조사에서 증인은 '김현철에게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확인됐는데 부인하는 건가.

“분명히 그런 일 없다.”

-김현철은 왜 사조직이 필요한가.

“잘 모른다.”

-돈을 제공했기 때문에 김현철이 사조직을 운영해 국정에 개입할 수 있던 것 아니냐.만약 증인이 돈을 제공한 것이 사실이라면 한보돈을 제공한 것으로 봐도 되나.

“그렇게 볼 수도 있다.”

-대통령은 돈 한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재벌기업 대표등이 수시로 사무실을 방문했다는데.

“정보근 말고는 별로 없었다.”

-증인은 깃털이라고 했다가 몸통이라고 한다는데.

“깃털과 몸통이 따로 있는 것 아니다.남들이 나를 실세라고 부른다고 어떻게 스스로 실세라고 말하나.”

-한보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내게 능력이 없음을 통감한다.”

-실세가 아닌가.

“내심 실세라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 깃털이라고 낮춰 부른다.”

-실세가 된 것은 대통령 신임받기 때문이 아닌가.

“부끄럽고 죄송하다.”

-한보사태와 관련,대통령에게 단 한번도 보고한 적 없나.

“없다.”

▶이인구 의원(自)

-처음 돈을 받게된 것은 외화대출시 산업은행등에 대한 외압의 대가인가.

“그렇다.”

-이철수(李喆洙)은행장등에게 호통을 치며 강압적으로 대출에 대한 외압을 행사한 적 있는가.

“아직까지 누구보고 호통 한번 쳐본 적은 없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으로 구속된 鄭총회장이 재기한데는 막강한 힘의 작용이 있었다고 국민들이 믿고 있다.증인은 어떤 역할을 했는가.

“전혀 관여한 바도 없고 잘 모르는 일이다.”

-조흥은행의 대출과정에서 은행장이 말을 안들으니까 이석채 경제수석에게 해결해달라고 부탁한 뒤 (대출이)이뤄진 적이 있지 않나.

“확인은 안했다.”

-1월8일 마지막 구제금융결정시 배후에서 이석채 수석를 통해 외압을 행사한 적이 있는가.

“배후조종까지 한 적 없다.”

-5조7천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편중대출을 하는데 있어 증인이 '하늘'과 같은 존재로 외압을 행사한 것은 사실 아닌가.

“저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95년 6월 산업은행이 대출을 꺼리니 압력을 넣어달라는 鄭총회장의 부탁에 한이헌 경제수석에게 '허허벌판에 말뚝꽂을 때는 돈을 주다가 공장 다 지어가니까 돈을 안주는 것은 모순 아니냐'며 질타성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가.

“외압이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鄭총회장이 증인을 하늘과 같이 생각한 것은 증인 뒤에 무언가 믿는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하늘 위에는 해가 있게 마련인데 증인은 심부름을 한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

“정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증인이 은행장에게 청와대라고 밝히고 전화를 걸면 상대방은 증인의 말이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수석 소관업무를 총무수석이 간여하거나 청탁.부탁을 할 수 있나.역대 경제수석들이 순순히 증인의 부탁을 들어준 것은 무엇 때문인가.

“다른 수석들에게 일일이 부탁한 적이 없다.”

-다른 수석비서관들이 한보와 관련,증인에게 맥을 못춘 것은 증인의 뒤를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한보의 말만 일방적으로 듣고 검증없이 일을 한데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한보대출의 배후에 김영삼 대통령이나 김현철이 관계된 것이 아닌가.

“鄭총회장의 말만 듣고 국익에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나름대로의 생각에 한 일이다.짧은 생각에 무책임하게 행동한 일로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데 대해 부끄럽게 생각한다.”

-3명의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대출에 번갈아가며 간여한 것은 비서관 개인의 행동이라고 볼 수 없지 않느냐.

“저 때문에 여러 사람이 간여하게 된 것에 대해… 지금도 그 점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구속직전 김현철씨를 만나 '주군이 어려울 때'운운하며 호통친 적이 있다고 신문에 났는데.

“만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그런 얘기가 있을 수 있느냐.신문에 나는 것은 내가 신문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

-검찰출두 직전 신한국당 사무총장을 만났나.

“만났다.”

-그 자리에서'내가 왜 희생양이 돼야 하나,억울하다'는등의 말을 한 적이 있는가.

“아니다.”

-바람에 날리는 깃털에 불과한데 죽음으로 몰리는 것은 억울하다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는데.

“바람에 날리는 깃털이야기도 안했을 뿐더러 그런 얘기가 어떻게 신문에 났는지 전혀 알 수 없다.”

-구속직전 청와대에 전화를 걸어 항의한 적 있는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9일날 검찰에 전화한 적밖에 없다.”

-홍준표(洪準杓)의원이 증인을 만나고 난뒤 증인이 이제 몸통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전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김학원 의원(新)

-정태수씨는 몇차례 만났나.

“확실하지 않다.”

-주로 어디서 만났나.

“호텔등 공식적인 자리.”

-직접 은행장을 만난 적 있나.

“없다.”

-은행장들이 바로 청탁을 들어준다고 하던가.

“법 테두리 안에서 해달라는 뜻으로 관심을 보여달라는 정도였다.”

-협박같은 거 했나.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남에게 큰소리 한번 친적 없다.”

-이철수(李喆洙)씨에게 '알아서 하라,안되는 것을 되게 해달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나.

“확실치는 않지만 관심을 가져달라는 정도였다.”

-다소 협박성으로 들릴 수도 있지 않나.

“사실 공직자 몸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상대방에 따라 협박으로 느낄 수도 있어 반성하고 있다.”

-96년말에는 정지태(鄭之兌)상업은행장에게도 부탁했나.

“전화를 한적은 있다.”

-은행장들은 증인 뒤에 대통령이 있어 부탁 들어줬나.아니면 증인을 보고 대출했나.

“내 자신을 보고 해준 것이다.은행도 서류도 있고 절차가 있어 적법절차에 따라 해줄 수 있으면 같은 값이면 해주라는 뜻이었다.”

-김현철씨에게 한푼도 준적 없다고 하나 金씨의 사조직에 상당한 자금을 대줬다는 시각이 있는데.

“전혀 그런 일 없다.”

-지역민방과 케이블텔레비전에도 관여했다는데.

“전혀 그런 일 없다.”

-홍인길 리스트도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전혀 아니다.”

-대선당시 선거자금 관리한 적 있나.

“없다.”

-한보사건전 총무수석을 떠난 뒤에도 사람들 챙긴다는 보도가 있는데.

“전혀 그런 일 없다.”

-증인이 이같은 물의를 일으키고 대통령을 보좌하지 못한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죄말씀을 해보라.

“자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해 이런 고통을 주게돼 뼈저리게 후회하며 이곳에서 매일 반성하며 기도하고 있다.”

▶조순형 의원(國)

-지난 90년 김명윤씨 소개로 정태수씨를 알게된 때는 金대통령이 민자당 최고대표시절 아닌가.

“네.”

-당시 정태수 회장은 수서택지를 특혜분양받아 생긴 이익을 한보철강 건설비용에 충당하려 했다.로비도 많이 했다.민자당에도 청원을 내고 민자당에서도 정부에 알리고 결국 특혜분양이 성사됐다.鄭회장이 청와대에 1백50억원의 정치자금을 냈

다.그러면 민자당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정치자금을 내는 것이 합리적이다.이에 대해 아는 것 있나.

“잘 모르겠다.”

-한보사건의 뿌리는 92년 대선자금에 있다고 민주계의 강신옥(姜信玉)전의원이 한보사건이 터지자마자 한 이야기가 있다.정태수씨와 金대통령의 면담을 주선한 적은 있는가.鄭씨가 정치자금을 기탁한 적 없는가.

“주선한 적 없다.당에는 기탁했다.재정위원은 당에 돈을 낸다.”

-본인이 한보사건의 실체라고 생각하나.

“그래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출두전 대통령 면담 없었는가.

“죄인이 무슨 낯으로 뵌단 말인가.”

-2월9일날 청와대에 가 대통령 면담을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아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과 만나 15대총선때 돈받은 것만 조사하겠다는 언질을 받았나.

“9일은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강삼재(姜三載)총장도 안만났나.

“8일일거다.”

-증인이 90년도 우연질을 받았나.

“9일날은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강삼재(姜三載)총장도 안만났나.

“8일일거다.”

-경제수석의 고유업무는 대통령을 직접 보좌하는 직업 아닌가.국가기간산업인 한보철강에 대해 은행장에게 직접 전화하는 것은 은행측에서 볼때 이것은 대통령의 의사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꼭 대통령의 의견은 아니라고 본다.”

-증인이 90년도 우연히 鄭총회장을 알게돼 경제수석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해 대출이 성사된 것으로 보나.

“나의 판단이 잘못됐다.죄송하다.”

-본 의원은 한보사건의 배후가 청와대라고 결론을 내렸다.김현철이 운영하던 광화문팀.언론대책반의 운영비를 댔나.

“아니다.”

-청와대 총무수석실에서 지원했다고 검찰에서 이야기했다는 증거가 있는데.

“검찰에서 그런 이야기한바 없다.”

-개인적으로도 지원 안했나.

“없다.”

-김덕룡(金德龍)의원이 공개석상 강연에서 김현철 추종무리에 대해 한탄했는데,증인은 이러한 무리에 대해 몰랐나.

“전혀 몰랐다.”

-김현철이 국무위원등의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증인은 김현철이 추천한 사람 몇사람을 등용했나.

“인사발령은 적법절차에 의해 이뤄졌다.”

-이충범(李忠範)변호사는 김현철 인맥이고 추천 안했나.

“아니다.”

-김현철의 국정개입 정도의 단적 사례를 제시하겠다.나사본의 정대의라는 사람이 무적상태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한 사실 아나.

“모른다.”

-이 사람이 청와대 출입증까지 있었고,수개월동안 근무를 했다.소속은 정무비서실,직급은 주식회사 심우 부장으로 돼있다.이것이 김현철의 국정개입 정도를 보여주는 사례다.이 당시 증인이 청와대에 없긴 했지만.비서실에서 이원종 정무수석과

함께 현철이를 정점으로 3인방.4인방을 이뤘다는데 사실인가.

“처음 듣는 이야기다.”

<정리=김동호,김지선,문석 기자>

<사진설명>

홍인길 신한국당 의원이 12일 열린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기 곤란하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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