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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 3점슛 8개 펑펑 … 시즌 최다 8연승 파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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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삼성 김동욱(上)이 SK 한정훈 위로 높이 떠 슛을 하고 있다. 김동욱은 19득점하면서 팀의 8연승을 이끌었다. SK는 팬 서비스 일환으로 홈경기에 이름 대신 별명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경기한다. 한정훈의 별명은 닌자거북이며 문경은은 람보 슈터, 방성윤은 빅뱅, 김태술은 매직 키드다. [뉴시스]

최근 몇 주 동안 프로농구의 화제는 서장훈(전자랜드)과 방성윤(SK)이었다. 서장훈은 지난 19일 KCC에서 전자랜드로 전격 트레이드됐고, 방성윤은 10일 미국에서 돌아와 복귀전을 치렀다.

스포트라이트가 이들에게 집중되는 사이에 실속은 삼성이 챙기고 있다. 삼성은 28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3점슛 8개를 꽂으며 97-86으로 이겨 8연승을 달렸다. 이번 시즌에 나온 팀 최다 연승이고, 삼성으로서는 2000~2001 시즌 이후 처음 맛본 8연승이다. 게다가 서울 라이벌 SK의 안방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달콤했다.

삼성은 전반까지 49-55로 SK에 끌려갔다. 안준호 삼성 감독은 경기 전 “다른 선수들에게는 점수를 줘도 좋으니 방성윤을 꽁꽁 묶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삼성의 수비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방성윤뿐 아니라 한정훈·박성운 등 예상치 못한 선수들한테 외곽포를 잇따라 얻어맞았다. 삼성은 전반에만 SK에 3점슛 9개를 허용했다. 안 감독은 “하프타임에 라커에서 선수들에게 소리를 좀 질렀다. 3쿼터부터 수비가 잘 풀린 게 승인”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3쿼터부터 지역방어를 포기하고 일대일 수비로 SK를 막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22.1점을 기록했던 방성윤은 삼성을 상대로 13점에 그쳤다.

승부처는 SK의 주포 테런스 섀넌(18득점)이 경기 종료를 6분 남기고 퇴장당한 순간이었다. 섀넌은 삼성의 애런 헤인즈(36득점·14리바운드)를 상대로 신경질적인 플레이를 하다가 결국 무모한 반칙을 저질러 5반칙으로 코트에서 물러났다. 반면 헤인즈는 3쿼터 막판 연속 9득점으로 경기를 역전시켰고, 4쿼터에서도 7득점으로 활약했다. 김진 SK 감독은 “섀넌이 헤인즈와 자존심 싸움을 벌이다가 냉정함을 잃었다”며 한숨을 쉬었고, 안 감독은 “헤인즈가 전광석화 같은 플레이를 해서 나도 깜짝 놀랐다”며 싱글벙글했다.

삼성은 4쿼터 막판 헤인즈가 3점슛을 시도하려다가 방성윤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3개를 모두 성공시켜 97-84까지 달아났다.

거침없는 8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삼성 선수단은 덤덤했다. 이날 16득점(3점슛 4개)으로 활약한 이규섭은 “연승을 하는데도 기사가 영 안 나오더라. 관심이 적은 덕분에 부담도 적어 연승을 한 것 같다”며 웃었다. 독특한 ‘어록’을 남기기로 유명한 안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매 경기가 어렵다. 연승한다고 자만할 것도 없고, 연패한다고 절망할 것도 없다. 자만과 절망 사이를 잘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오리온스가 선두 모비스를 88-81로 꺾고 모비스전 3연승을 이어갔다. 모비스는 동부와 함께 공동 1위가 됐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32점)과 서장훈(22점)의 활약을 앞세워 KT&G를 96-82로 눌렀다. KCC는 KTF를 65-62로 이기고 8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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