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의꿈 키운지 30년만에 첫 음반 낸 늦깍이 가수 정강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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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뒤늦게 가수가 된 만큼 이 길에 인생을 걸 작정입니다.”

가수의 꿈을 키운지 30년만에 첫 음반을 낸 늦깎이 가수 정강식(鄭康植.42.대구시북구구암동)씨는 요즘 사춘기 소년 마냥 신이 나 있다.

최근 발표한 음반이 방송을 타고 아는 사람마다“노래가 좋더라”라는 인사말을 듣기 때문이다.

鄭씨가 낸 음반에는'처음으로 돌아가요'(작사 조영창.작곡 이원녕)등 트로트.디스코풍의 노래 10곡이 실려 있다.대구시청 공무원을 거쳐 화물운송중개업체인 진영화물사장으로 변신한 그가 가수라는 또다른 직업을 얻은 것이다.

“초등학교때부터 노래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어요.가수의 꿈을 키운 것은 당연했지요.”

그러나 鄭씨는 가정형편 때문에 82년 공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미련이 많았습니다.그래서 대구지역에서 열린 각종 노래자랑에는 빠지지 않았어요.노래자랑에 참가해 상을 받는 것으로 위안을 삼은 거지요.”

鄭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작사가가“좋은 목(?)좀 빌리자”며 음반취입을 권유해 93년말 미련없이 사표를 냈다.

이후 鄭씨는 아내가 경영하던 진영화물을 넘겨받아 운영하며 3년여만에 음반을 낸 것이다.그러나 진영화물에서의 3년은 가수가 되는 꿈을 그만큼 더디게 만들었다.

그는“화물중개를 하느라 하루 수백통의 통화를 하는 바람에 목이 상해 아까운 3년을 그냥 보냈다”고 안타까워 한다.

“사업을 그대로 하면서 야간업소 무대에서 일할 생각”이라는 鄭씨는“업소 몇군데에서 출연교섭도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내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며“동창회.가요교실.공연장등 어디서나 불러만 주면 달려 가겠다”고 말하는 鄭씨는 이미 프로가수가 다 된 느낌이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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