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앙숙 레이커스 보스턴 20연승 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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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LA 레이커스가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던 보스턴 셀틱스를 멈춰 세웠다. 미국프로농구(NBA) 레이커스는 현지시간 크리스마스인 25일(한국시간 26일) 19연승을 달리던 보스턴을 92-83으로 꺾었다. 대망의 20연승 꿈이 깨진 보스턴은 오히려 레이커스 필 잭슨 감독의 통산 1000승 제물이 됐다. 잭슨은 1423경기 만에 1000승 고지에 올라 역대 최소 경기 만에 대기록을 썼다.

지난 시즌 24년 만에 우승, 명가의 위용을 회복했고 올 시즌도 최고 승률을 기록 중인 보스턴의 기세를 꺾을 팀은 사실상 레이커스가 유일했다. 두 팀은 1960년대부터 50여 년 동안 챔피언 결정전에서만 11번(보스턴 9승2패) 만난 앙숙이다. 홈에서 상대가 20연승을 하도록 두고 볼 다정한 사이가 아니다.

종료 3분57초 전 보스턴 케빈 가넷이 레이전 론도의 패스를 슬램 덩크로 연결해 81-79로 앞서자 1만8000여 LA 관중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레이커스 센터 파우 가솔(20득점·3리바운드·5어시스트·3블록슛)의 마이클 조던급 활약으로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가솔은 연속 7득점 후 상대 레이 앨런의 3점슛을 블록, 레이커스의 속공 덩크로 연결하면서 점수를 90-83으로 벌렸다.

가솔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레이커스 참패의 주역이었다. 그가 지키는 레이커스 골밑이 케빈 가넷과 켄드릭 퍼킨스에게 유린당했다. 그 때문에 레이커스는 4차전에서 24점 차로 앞서다 역전을 당했고, 6차전 131-92 참패와 함께 챔피언 트로피를 내줬다. ‘약해 빠진 녀석’이라는 비난을 한몸에 받던 가솔은 6개월 만에 다시 만난 보스턴에 보기 좋게 설욕했다.

가솔은 이날 전반 6득점에 그쳤으나 하프 타임에 코비 브라이언트로부터 “너는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다”라는 격려를 듣고 후반 힘을 냈다고 한다. 가솔은 4쿼터 슛 성공률 100%를 기록하면서 9득점했고 특히 마지막 3분30초 동안 7득점을 몰아쳤다. 브라이언트는 27득점·9리바운드·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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