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하위권 히어로즈·LG 선수단 ‘기 살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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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해 프로야구 최하위권에 처졌던 히어로즈(7위)와 LG(8위)가 스토브리그에서 선수들 기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선수들에게 두툼한 연봉 인상을 안겨주고 있고, LG는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팀처럼 각종 이벤트를 마련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다. 프로 논리상 성적에 따라 신상필벌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히어로즈와 LG는 질책보다 격려를 앞세우고 있다.

창단 첫해 시행착오를 겪은 이장석 히어로즈 사장은 김시진 전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히며 팀 개혁을 선언했다. 선수단 연봉 총액도 20% 이상 올려 잡았다. 선수들에게 ‘다른 구단만큼 대접해 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올해 초 창단 과정에서 노장 선수들의 연봉을 대폭 삭감했던 히어로즈는 이를 만회하는 돈지갑을 풀고 있다. 주축 타자인 송지만(2억2000만원→4억원)과 이택근(1억3000만원→2억2500만원)은 큰 폭으로 올려줬다.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이숭용(1억7000만원 동결)과 김동수(8000만원→1억3000만원)도 후한 대접을 받았다. 25일까지 재계약한 34명 중 올 시즌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조용준(8000만원→7000만원)만 삭감됐고 나머지는 모두 인상했다. 또 정성훈이 FA 이적을 했지만 한화에서 맹활약한 외국인 타자 클락을 영입해 공격력을 강화했다.

최하위 LG는 비시즌 동안 고개 숙이기보다는 오히려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30일 잠실구장에서 ‘2008 러브 페스티벌’을 열어 ‘1990년 우승팀-94년 우승팀’의 스페셜매치를 펼쳤다. 봉중근·박경수 등은 끼를 발휘해 노래 공연도 열었다.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극, 서울대 어린이병원 수호천사 기금 전달, KBS 2TV 퀴즈쇼 ‘1대100-신년 특집편’ 등 다채로운 행사로 팬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LG 마케팅팀 관계자는 “최하위로 처진 팀 분위기를 털어내고 팬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력 면에서는 FA 이진영·정성훈을 영입해 공수에서 짜임새가 더해졌다. 최하위 두 팀의 당근책이 내년 시즌 어떤 효과를 낼지 궁금하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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