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金 나라걱정 이미지 조율 - 청와대 영수회담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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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일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참석자들은 경제회생에 부심하는 정치권 공동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

책임을 느끼며 이의 극복에 적극 나서겠다는 대(對)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당장 2일부터 여야 정책위의장들이 모이면 경제대책 협의체를 어떻게 구성,운영해 갈지 상당한 관심을 모으게 된다.

경제에 관한한 일종의 거국체제가 수립된 상태인데 이 기구가 정부정책과 기업,노조활동에 순기능을 할지는 불투명하나 일단 정치권이 경제위기에 공감대를 확고히 했다는 데서 의미있는 사태진전이라 할만 하다.

내각제를 둘러싸고 차이점이 드러났지만 경제 살리기를 통한 3金 공생의 구도에는 당장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전망이다.워낙 경제 상황이 나빠진 까닭도 있지만 이를 통해 상호 실리를 추구할 길이 충분히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날 회담으로 향후 1년간의 경제 상황에 대해 다른 2金과 일정부분 책임을 나누게 됐다.

金대통령이 정치 현안에 대한 직접 개입을 자제하는데도 대선 논의가 과열될 경우 두 金총재나 李대표는'4.1 합의 정신'을 위배한 사람으로 몰릴 수 있다.

반면 야권의 두 金총재는 앞으로 경제 현안에 대해 활발한 발언을 해나감으로써 자신의 이미지를 높일 근거를 확보했다.'대안(代案)있는 야당''나라를 걱정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주말 미국방문에 나서는 김대중(金大中)총재는 지난달 31일 외무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통상외교 현안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데 이어 방미(訪美)중 대한(對韓)수입개방 압력에 정식으로 반론을 제기할 방침이다.

김종필(金鍾泌)총재도 3공화국 시절 경제 신화(神話)에 대한 세간의 복고심리를 타고 자신의 경륜을 최대한 과시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이유들이 합의문과 실제 대화중 한보.김현철(金賢哲)씨.황장엽(黃長燁)비서등에 대한 언급을 거의 사라지게 했다.

결론적으로'경제'라는 최대공약수를 통해 국민들의 정치불신 심리를 달래고 실리도 도모하는 모습이다.'경제를 걱정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지키면서 상이한 정치적 목표를 어떻게 추구해 나갈지는 각자의 역량에 달렸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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