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닮은 광고 베끼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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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가지런히 배열된 계란 프라이 수십개와 그 옆에 놓여진 프라이판 하나'.

자칭'계란화가'최부동(32)씨가 지난해 7월 화랑미술제에 출품했던 본인의 작품'생명의 근원 9602-2'의 이미지가 해표 식용유 광고에 작가 허락없이 사용됐다며 지난달 20일 저작권 침해금지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제기했다.

최씨는“여성잡지와 전철역의 대형 광고판에서 내 작품과 똑같은 광고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몇년동안 쌓아온 작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정신적 피해는 물론 앞으로의 작업에도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 광고를 기획한 해표유니레버의 광고대행사 대홍기획의 이안호 대리는“광고 제작 전에 최씨의 작품을 본 적도 없다”면서“계란이 특수한 소재도 아닌데다 식용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미 이전에도 광고에 여러차례 사용했다”고 말했다.

계란프라이가 최부동이라는 작가만이 사용하는 고유 캐릭터가 아닌 이상 저작권 침해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주장이다.

우연히 비슷한 결과물이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베꼈다.”“아니다.”팽팽히 맞서고 있는 이 소송의 첫 공판은 18일이다.

<사진설명>

최부동씨의 계란 그림과 베끼기 논란을 빚고 있는 해표 식용유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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