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된 서부이촌동 중산아파트 큰 화재 - 8가구 全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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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30일 오후5시5분쯤 서울용산구이촌2동 중산아파트 2동 401호(주인 成英熙.55)에서 불이나 成씨의 아들 기완(耆完.31)씨와 손녀딸 민영(3)양등 2명이 숨졌다.

또 송현희(宋賢姬.27.여)씨등 14명이 불길을 피해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다 중경상을 입고 중앙대 용산병원등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이날 불은 때마침 불어온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위층으로 번져 7층 아파트 28가구중 8가구를 태운뒤 4천8백여만원(경찰 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오후5시50분쯤 꺼졌다.불을 처음 본 이웃주민 황금자(黃金子.55.여)씨는“갑자기'펑

'하는 소리가 나 밖을 내다봤더니 401호에서 불길과 함께 검은 연기가 솟구치더니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졌다”고 말했다.

불이 나자 이 아파트 주민 5백여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었으며,진화작업에 나선 소방서측은 주민들이 불길을 피해 베란다에 매달렸는데도 매트리스조차 깔지 않아 부상자가 속출했다.

특히 아파트 주민들은“평소 가스냄새가 많이 나 여러차례 소방서등에 연락했으나 전혀 조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70년 건축된 중산아파트는 소화전등 방화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채 소화기만 2가구당 한개씩 비치된 낡은 건물로 90년부터 재건축사업이 추진돼 왔다. 〈이재국.장혜수.문석 기자〉

<사진설명>

30일 오후 서울이촌동 중산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주민들이 구조대의 도움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독자제공=신미식씨.서울용산구청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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