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마을유래>진관동 - 고려 현종이 津寬祖師를 기려 지은 절 이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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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은평구진관동은 진관사(津寬寺)란 절 이름을 따 지은 동명으로 진관사는 고려8대 임금인 현종때 이 절의 주지였던 진관조사(津寬祖師)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현종은 태조 왕건의 아들 25명 가운데 8번째 왕자인 욱(郁)과 태조의 손자인 경종(5대)의 왕비 헌정왕후와의 잘못된(?)사랑에서 태어난 인물.언니인 천추태후와 함께 경종의 왕비가 된 헌정왕후는 독수공방의 신세를 면치 못하다 처소

와 가까운 곳에 살던 욱 왕자와 그만 정을 통하게 됐고 그 결과 태어난 이가 바로 훗날 현종이 된 대량원군이다.

이렇게 탄생부터 기구한 운명이지만 대량원군은 별 탈없이 무럭무럭 자라 7대왕인 목종때는 이미 유력한 왕위계승자의 물망에 오를 정도가 됐다.목종에게는 혈육이 없는데다 그가 가장 가까운 혈족이기 때문이었다.하지만 당시 수렴청정으로 대

권을 손에 쥐고 있던 천추태후가 김치양과 사통해 아들을 낳자 김치양이 자신의 아들을 대량원군 대신 세자로 삼으려 태후를 꼬여 대량원군을 숭교사란 절의 중으로 만들어 버렸다.

대량원군이 중이 된 뒤에도 안심이 되지 않았던지 김치양은 삼각산 신혈사(神穴寺)에 머무르고 있던 그에게 자객을 보내 해치려 했다.대량원군은 진관조사의 도움으로 화를 면했고 훗날 왕위에 오르게 되니 이가 바로 현종이다.현종은 등극하

자마자 진관조사의 은혜를 갚고자 절을 다시 짓고 진관사라 이름지으니 오늘날 동명의 기원이 됐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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