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자원봉사 꿈나무 - 서울 옥정중학교 민홍식.문준식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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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요일인 23일 서울옥정중 2년 민홍식(閔弘植.14)군과 문준식(文俊植)군은 새벽같이 눈을 떴다.한국조류보호협회 회원들과 함께 강원도철원군 민통선 안에서 독수리를 방생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조류보호협회 회원들이 한달여 동안 독극물을 먹고 사경을 헤매던 독수리 2마리를 정성스럽게 치료,건강을 회복시킨 뒤 이날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독수리들이 치료받는 동안 줄곧 지켜봤던 閔군으로선 빠질 수 없는 행사였다.독수리들과 정이 들어 헤어지는 것이 섭섭했지만 힘차게 고향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삼기로 결정,꿀맛같은 아침잠을 포기한 것이다.

이들은 이날 아침 용산우체국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오전6시30분 옥수동 집을 서둘러 나섰다.

행사장에서 그들이 한 일은 별로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독수리 먹이인 닭 1백마리를 여기저기 뿌리는 일을 거들었을 뿐이다.

閔군의 환경봉사는 코흘리개 시절인 6세 때부터 시작됐다.신문사 사진기자인 아버지(43)를 따라 새 촬영현장을 따라다니다 가끔씩 모이를 주는 것이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였다.

방학 때는 어머니 서화순(徐花順.44)씨와 함께 한강의 밤섬,이천,파주등 서울.경기도 일대 새들이 모여드는 곳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이때부터 閔군은 자연스럽게 조류보호협회의 자원봉사자가 됐다.그의 불만은 새장청소나 환경보호 홍보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간단한(?) 일을 맡게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환경봉사를 벌인 날은 공책 가득 메모하는 습관을 갖게됐다.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알아야 환경봉사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중학교에 진학한 뒤 같은 반 친구인 文군을 자원봉사 대열에 끌어들였다.

부모와 함께 해오던 취미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원봉사를 배웠고 이제는 자원봉사 소년 전도사가 된 것이다. 〈윤석진 기자〉

<사진설명>

지난 23일 오전 환경 자원봉사에 열심인 민홍식군과 문준식군이

강원도철원군 민통선 안에서 독수리 방생 준비작업을 마친뒤 독수리가

고향을 찾아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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