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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4평짜리방 어린이들에게 제공한 분당 김선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분당신도시 정자동 동아아파트 207동 504호 김선희(金善姬.38)씨 집의 4평 남짓한 방에 꾸며진 자그마한 도서관이 동네 아이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도서관 이름은'나눔가정도서관'.과학.글쓰기.동시.창작동화.전래동화.역사.위인전등 10여가지로 일목요연하게 분류된 아동도서 1천6백여권을 포함한 각종 도서 3천여권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경기도용인시 운학초등학교 교사인 金씨가 이 미니 도서관의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2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참고서외엔 유행하는 1회용 책이나 불량만화만 보는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같아 10년전부터 모아온 좋은 책들을 아이들에게 읽혀야겠다는 생각에 방 한칸을 도서관으로 꾸며 개방하게 됐다”는 것이 金씨

의 설명이다.

이 도서관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국글쓰기연구회 회원이기도 한 金씨의 독특한 독서지도를 무료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주일에 한권씩 서너명이 모여 함께 책을 읽고 金씨가 직접 개발한 독서퀴즈.퍼즐등을 풀다 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에 흥미를 갖게 된다

金씨는“처음엔 엄마 등쌀에 밀려 억지로 와서 책만 보면 도망다니던 아이들이 독서지도를 받고 난 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책을 읽겠다고 찾아올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개관 4개월째인 요즘 도서관 이용객수는 하루평균 10여명.방학때는 20명선을 넘어선다.초등학교 취학전 아이들이나 먼 곳에 사는 아이들은 엄마손을 잡고 와 엄마와 아이가 함께 마주앉아 책을 읽기도 한다.

도서관 운영시간은 오후3시부터 오후10시까지로 金씨가 학교에 가는 낮시간엔 9명의 주부 자원봉사원이 돌아가며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金씨는“나눔가정도서관을 좋은 아동도서만을 갖춘 아동도서 전문도서관으로 발전시키는게 꿈”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김우정 기자〉

<사진설명>

김선희씨가 자신의 집을 찾은 이웃 어린이들에게 독서법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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