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리 테크놀로지 컨설팅 아이크 리 사장 "한국도 벤처기업 희망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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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실리콘밸리는 이제 소프트밸리라고 해야 합니다.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곳이 됐기 때문이지요.그럴수록 대기업체질로는 못당합니다.”

스탠퍼드 리서치 파크에서 리테크놀로지컨설팅을 운영하는 아이크 리(44.사진)는 기업인수.합병을 디자인하고 성사시키는 딜 메이커이자 유망 테크놀로지를 기업화하는 인큐베이터고 자신이 직접 벤처기업에 투자도 하는 투자가다.자금력만 확보

되면 자신의 벤처캐피털을 차릴 계획인 그는 이미 실리콘밸리의 인적 네트워크 안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혀가는 전문가다.

그가 말하는'대기업체질'이란 무엇인지 들어보자.

“대기업이 팀을 만들고 사업계획을 검토해 대규모 투자를 일으키는 동안 이곳에서는 기껏 두세명이 새로운 칩을 디자인해 저만큼 앞서가버립니다.가장 좋은 방법은 유망 테크놀로지를 가진 벤처기업의 아주 초기단계부터 투자에 참여해 테크놀로지

를 획득하는 것이지요.요즘도 제2의 인텔,제3의 넷스케이프가 다른 나라의 대기업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뜻에서 서울의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해 서울에 지사를 낸다는 식의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한국에서도 미래전자.신성ENG등의 벤처기업이 성공하는 것을 보면 희망이 있습니다.아쉬운 것은 그런 기업들이 이곳에서 시작할 수 없을까 하는 점입니다.벤처기업이 크려면 시장이 커야 하는데 이곳은 세계를 상대로 한 소프트웨어시장이 확

보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또 하나의'대기업체질'을 그는 지적한다.

“혼자 모든 걸 하려 합니다.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합당한 계약에 의해 수평적으로 힘을 합치지 않으면 인적 네트워크의 장점을 살릴 수 없습니다.”

70년대 서울의 한 종합상사에서 근무하다 80년 로스앤젤레스로 건너온뒤 이제는 실리콘밸리에 뿌리를 내린 그는 최근 인터넷상에 자신의 웹사이트(www.ltcteam.com)를 열었다며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의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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