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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원 정보위 첫 여성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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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의 국가 안보 문제를 다루는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에 민주당 다이앤 파인스타인(75·3선·캘리포니아주·사진) 상원의원이 지명됐다. 여성이 정보위원회를 이끌게 된 건 정보위 설립 32년 만에 처음이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미국 정보기관 활동을 감시하고, 테러 용의자 감청,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처리 문제 등을 다룰 정보위원장 직을 파인스타인이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타인은 16일 “중대한 시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영광”이라며 “버락 오바마 차기 행정부와 협력해 (테러 용의자에 대한) 강제 신문 관행을 없애고 신문 기법의 보편적 기준을 만들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또 “관타나모 수용소를 1년 안에 폐쇄하고 수감자들에 대한 국제적십자사의 접근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위 서열 2위인 파인스타인은 정보위에서 8년간 활동했다. 그는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창설에 관여했으며, 테러 용의자 등에 대한 영장 없는 감청도 지지했다. 그래서 진보진영에선 “겉은 민주당이나 속은 공화당”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유대계 정치인인 그는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그는 ‘최초’ 타이틀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여성 시 의회 의장과 최초 여성 시장을 지냈다.

또 캘리포니아주 출신 첫 여성 상원의원이 됐다. 여성으론 처음으로 상원 규칙·행정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파인스타인은 상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다. 그의 재산은 1억 달러에 가깝다고 한다. 남편 리처드 블럼은 투자은행가다. 블럼은 중국 금융회사들과 대규모로 거래한 데다 정부사업 발주 때 특혜를 받았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파인스타인은 2010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그러나 권한이 막강한 상원 정보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주지사의 꿈은 버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상원 외교위원장에는 존 케리(매사추세츠주), 세출위원장에 대니얼 이노우에(하와이주), 상무·과학·교통위원장에 존 록펠러(웨스트 버지니아주), 중소기업위원장에 메리 랜드루(루이지애나주) 의원이 내정됐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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