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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판도 가름할 한보 국정조사 특위 가동 - 與野, 한보청문회 합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야는 18일 초고성능'시한폭탄'한개를 작동시켰다.'한보 국정조사 특위(特委)'라는 폭탄이다.폭탄을 잘못 다루는 쪽은 여든 야든간에 끔찍한 재앙을 입게 된다.여당측에 부담이 엄청나게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야당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청문회 결과가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신한국당은 앞으로 약 한달보름의 조사기간에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일 것이다.한보 청문회는 TV로 생중계된다.

특히 김현철(金賢哲)씨가 증언대에 설 때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할 것이다.

야당이 어떤 공세를 펴느냐에 따라 청와대를 포함한 범(汎)여권은 만신창이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주목할 부분은 청문회가 끝날 때쯤 신한국당의 차기대통령 경선논의가 본격화된다는 점이다.

청문회 결과가 후보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와함께 여권내부가 극도의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권위가 급속히 추락하고 통제력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계는 또 한번 상처를 받게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반면 이회창(李會昌)대표등 영입파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강화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국민회의.자민련의'연합군'이 여권을 난타하는 경우다.청문회스타를 꿈꾸는 야당 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일 것이다.

생중계되는 TV를 통해 갖가지 폭로가 꼬리를 물 전망이다.

여야는 이미 현철씨를 상대로 한 질문범위를'의혹이 있는 부분'전반으로 확대시켜 놓았다.무슨 말이,어떤 증거가 제시될지 알수없다.국민회의가 안기부법과의 연계라는 고리를 풀고 청문회를 여는 쪽으로 선회한 것도 이를 노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야당에도 위험부담은 있다.한보 자금이 야당에도 흘러들어간게 추가로 밝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은 궁지에 몰리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야당에 반격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청문회도 청문회지만 대선이 박두해있기 때문이다.이 과정에서 김대중(金大中)총재나 측근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하면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싸움판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계개편의 촉진제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국민회의쪽이 공격수위를 조절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한다.

金대통령이 무력화하는 대신 여권에 새로운 강자(强者)가 조기에 입지를 굳혀버리면 이로울 것이 없어서다.

야당으로선 청문회가 구(舊)정치 퇴진.3金청산의 흐름으로 이어질 경우도 계산해야 한다.한보특위가 일부 현역의원등을 주고받기로 증인에서 빼버린 것도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제 한보청문회는 시작되게 됐다.이 과정에서 어떤 돌발변수가 발생,연말의 대통령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여야 모두 긴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종혁.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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