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오늘>中. 인터뷰-앰벡스 벤처그룹 이종문 회장(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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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상에 이런 비즈니스가 다시 없지.”

의자 깊숙이 기대는 사이 허리에 찬 권총이 카디건 밖으로 드러나 보인다.오스트리아제 글록(Glock) 45구경이다.

앰벡스(AmBex)벤처그룹 이종문(69.사진)회장은 실리콘밸리에서 권총을 숨겨 갖고 다닐 수 있는 면허(concealed weapon permit)를 가진 11명의 CEO중 한명이다.

2년전 보안관이“최근 잡힌 갱단의 납치후보자 명단에 당신이 상위권에 올라있더라”며 면허를 내주었다.

리 회장이 그래픽 카드 제조업체인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를 성공적으로 공개하고,보너스를 주식으로 받은 직원중 34명이 백만장자로 탄생한 직후였다.권총은 그러니까'부(富)'에 따라붙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한 수단인 셈이다.

-어떻게 해야 벤처기업이 성공합니까.

“사업계획이 무슨 소린지 금세 알아듣지 못하는 경영자는 벤처 못합니다.모르니 다듣고 나서 담보 챙기는 것 아니오.”

-일본.한국에선 기술을 몰라 벤처가 잘 안되는 겁니까.

“벤처란 동질(同質)의 인간들이 모여서 되는 게 아닙니다.동질적인 가치관이 형성돼 있는 사회엔 창의성이 없어요.자유분방하게 풀어놓고 개성을 살리는 교육을 해야 소프트웨어가 나옵니다.또 요즘엔 다들 만드는 걸 좀 싸게 만든다고 되는 세상이 아니에요.같은 값이라도 소비자를 자극하고 흥분시키는 제품을 만들어야 되고 그러려면 테크놀로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종근당 창업자 이종근 회장의 실제(實弟)인 그는 60년대 종근당 상무로 있으면서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리돈등을 히트시킨 주역이다.

-곧 일흔이신데 지식과 창의성을 어떻게 충전하십니까.

“정보가 생명이에요.정보는 안테나만 높이 세운다고 수신되는 게 아니라 내가 발신(發信)을 해야 들어옵니다.휴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매일 누군가 만나야 합니다.”

그는 자신의 휴먼 네트워크가 2백명쯤 되며 책은 물론 잡지만 40~50개를 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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