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기간 필리핀 정부와 막바지 교섭 - 황장엽 비서 도착앞둔 필리핀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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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黃비서의 필리핀 도착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17일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의 겉모습은 평소와 다름없는 조용한 분위기.그러나 이장춘(李長春)대사를 비롯한 몇몇 직원들이 오후 내내 자리를 비워 黃비서 도착을 앞두고 필리핀

정부와의 교섭이 막바지에 들어갔음을 시사.

李대사는 13일께부터 주로 필리핀 외무부와 군.정보당국 관계자들과 접촉하면서 黃비서의 필리핀 체류기간,체류기간중 신변보호,체류장소등을 협의해 왔다는 후문.

…필리핀의 유력 일간지인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리지는 이날 黃비서의 필리핀 체류와 관련,필리핀정부가 한.중 양국에 3개항의 조건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

피델 라모스 필리핀대통령의 외교정책 보좌관인 아폴리나리오 로자다는“국익과 안보에 관련된 미묘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조건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 그중 한가지는 체류기간에 관한 문제라고 이 신문은 암시.

…당초 黃비서의 필리핀내 체류장소로 수비크 전 미해군기지가 유력시돼 왔으나 마닐라 북동쪽 1백㎞ 지점에 있는 클라크 전 미공군기지도 새롭게 검토되고 있다고 한 소식통이 전언.

황장엽(黃長燁)북한 노동당비서의 출국여부가 베이징(北京)외교가의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된 가운데 한국대사관과 중국외교부는 黃비서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선 함구로 일관하는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주중(駐中)한국대사관 영사부 주변은 黃비서의 출국 임박설이 돌면서

밤낮으로 치열한 취재경쟁이 계속.

이와 함께 중국공안측도 한층 강도높은 경계를 펴 영사부 주변에 포진해

있는 보도진들의 차량은 물론 취재기자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조사하고

있고 17일 자정 이후엔 철모에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2인1조의 경비병력이

50 간격을 유지하며 삼엄한 순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중 양국은 당초 黃비서 출국 D데이를 17일 새벽으로 설정했으나

최종 실행직전 예기치 않은 문제가 드러나 실행일자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

대사관 관계자들도“정종욱(鄭鍾旭)대사와 김하중(金夏中)

외무장관특보.문봉주(文俸柱)정무공사등이 16일 저녁 黃비서를 방문한

목적은 黃비서에게 출국일정을 통보하고 작별인사를 나누기 위한

것”이었다면서“그러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면

예상치 못한 무슨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

…일본언론들도 17일 黃씨가 언제 중국을 떠날지 비상한 관심을 갖고

보도.공영방송 NHK는“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이 黃씨가 17일중 출국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전하면서 17일 오전8시 베이징 서부 한

군용비행장에서 16인승

소형비행기가 이륙해 필리핀 방향으로 비행중이며 필리핀 항공국이

중국당국으로부터 베이징을 이륙한 특별기가 마닐라 교외 빌리아모르

군사기지에 오후2시30분(한국시간 3시30분)착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보도하기도.

[베이징.도쿄.마닐라=문일현.노재현.배명복 특파원]

<사진설명>

황장엽 북한 노동당비서의 출국설이 나도는 가운데 중국 공안(경찰관)들이

17일 중국 베이징시 한국대사관 영사부 주변에서 이중삼중의 야간경계를

펴고 있다. [베이징=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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