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하이테크10選>7. 원격의료시스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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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서울혜화동 소재 서울대학병원 우종인(禹鍾仁.정신과)교수는 매주 화요일 치매환자들을 원격 진료한다.지난해 9월말 이 병원 치매센터와 인천 영락원및 서울북부노인종합복지관간에 원격 치매진료시스템이 개통됐기 때문이다.

禹교수는 환자에 따라서는 X레이 필름이나 심전도 측정자료도 전송받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활용한다.

그는“이 시스템이 치매환자 진료에는 대단히 효과가 크다”고 원격진료의 소감을 밝힌다.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원거리에 떨어져 있더라도 가까이서 보는 것만큼 정확하게 진료할 수 있는 이같은 원격의료시스템이 21세기초에는 의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와 같이 치매등 한정된 분야뿐 아니라 내과.외과 수술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전길남(全吉男)한국과학기술원교수는“로봇.원격조종기술등으로 원격의료시스템을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원격진단에서부터 수술까지 포함한 최첨단 원격의료시스템은 현재 미 국방부가 MIT등과 공동으로 개발에 적극 나

서고 있어 그의 실현이 그리 멀지 않은듯 하다.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은 전쟁터에서 부상한 군인을 찾아 이동병원으로 옮긴후 인공위성등을 통해 후방병원 전문의 지시를 받아 로봇이 수술할 수 있도록 하는 최첨단 기기의 결정체.

후방병원에서 로봇에 수술을 지휘하는 전문의는 사무실내 선명한 대형화면을 통해 전쟁터 부상병을 보며 실제 자신이 수술하는 것처럼 로봇을 조종하는 것이다.가상현실기술이 접목된 이 시스템은 수천㎞ 떨어진 후방병원에서도 부상병을 수술할 수 있도록 하는게 개발 목표.21세기 초에는 이 시스템이 개발 완료돼 현장에 배치될 수 있을 것으로 개발팀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학병원등에서도 진단용 원격의료시스템 상용화 실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진단.수술까지 가능한 최첨단 원격의료시스템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잡음없이 선명한 영상을 주고 받을 수 있고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정밀 제어기술등의 개발이 선결되어야 한다.수술명령이나 환부를 전달하는 영상이 시간차가 있거나 잡음등으로 인해 환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대학병원 치매센터처럼 원격진료가 의료수가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는등 각종 법적.제도적 지원이 거의 없는 것도 원격의료의 확산을 가로막는 요소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방주 기자〉

<사진설명>

원격의료시스템은 단순 진료를 벗어나 로봇을 통한 원격수술기술의

개발단계까지 이르고 있다.사진은 치매환자를 원격진료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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