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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띔! 문화 내비게이션] 고국 찾은 금동불상 4점 … 통일신라 조각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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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금동관음보살입상, 도쿄국립박물관 소장(80년 오구라 컬렉션 보존회 기증), 높이 20㎝, 통일신라 8세기 추정

일제강점기 남선합동전기회사 사장을 지낸 일본인 오구라 다케노스케(1870~1964)는 조선 땅에 머무는 동안 1100여 점에 달하는 우리 문화재를 수집했습니다. 말이 수집이지 원하는 유물을 손에 넣기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했을 뿐 아니라 폭력, 도굴까지 자행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모인 수집품이 일명 ‘오구라 컬렉션’입니다. 1964년 한·일 국교 교섭 당시 우리 정부가 반환 요청을 했지만 개인 수집품이라는 이유로 거부됐습니다. ‘재단법인 오구라 컬렉션 보존회’가 관리하던 수집품은 80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됐습니다.

16일 개막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영원한 생명의 울림, 통일신라 조각’ 전에서 ‘오구라 컬렉션’ 중 5점의 통일신라 조각품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반세기 만에 한국 땅을 찾은 금동불상 4점은 이번 전시의 고갱이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허형욱 학예사는 “크기 20㎝ 정도의 ‘미니’ 불상이지만 사실적이고 세련된 세공이 돋보이는 통일신라 불상의 백미”라고 설명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7~9세기 통일신라 조각 200여 점이 전시됩니다. 경주 감은사 석탑에서 출토된 사리상자, 백률사 금동불입상 등 당당하고 생동감 넘치는 통일신라 ‘명품’ 조각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어린이 관람객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 ‘눈높이 설명회’도 연다고 합니다. 석굴암을 재현한 공간에서 벌이는 역할 극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하니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찾아도 좋겠습니다.

▶내년 3월 1일까지/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입장료 일반 3000원, 청소년 1000원(19~25세는 2000원)/02-2077-9000  

문화재 담당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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