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로 1시간 짧은 연말 휴가가 넉넉해지는 곳-제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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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제주의 날씨와 풍경은 대자연이 날실과 씨실을 엮어 거대한 무늬를 수놓고 있는 듯 변화무쌍하다. 종아리까지 푹푹 빠질 만큼 흰 눈이 펑펑 내린 다음 날 해안가 도로는 이미 보송보송하고, 중산간도로 옆에는 쌓인 눈이 소복하고, 한라산 꼭대기에는 마른 가지마다 덩어리진 눈꽃이 한창이다. 섬을 세로로 나눈 동서의 하늘과 기온 역시 시시각각 서로 다르다.

어제는 목도리 없이 건물 밖을 나설 수 없었지만, 오늘은 외투를 벗어도 좋을 만큼 따뜻해 하룻밤 새 계절이 봄으로 훌쩍 뛰어버린 동화도 생각나게 한다. 누군가는 이런 기후를 ‘대략난감’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국내 여행 가방에 도대체 몇 종류의 옷을 넣어야 하느냐고 투덜대면서. 하지만 어떤 이는 며칠 사이 사계절을 잘도 넘나드는 미묘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한창 신나 있을지도 모른다.

눈 뜰 때마다 달라지는 다이내믹한 풍경, 이게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의 참맛이 아닐까. 그래서 제주를 잘 아는 사람들은 겨울에 특히 제주를 많이 걸어 볼 것을 추천한다. 물론 섬 일주는 무리지만 한 시간 내외로 올라갔다 내려올 만한 오름, 두 시간 내외로 질러 갈 만한 천연림 걷기는 김장 소처럼 사계절 맛이 잘 버무려진 제주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중 추천할 만한 곳은 ‘무릉 곶자왈’이다. 곶자왈이란 화산 분출 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져 땅 위로 분출되면서 이루어진 지형을 말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밭 작물을 키울 수 없는 땅으로 사람들에게는 ‘버려진 땅’과 동의어였지만, 최근 들어 열대식물과 한대식물이 만나는 남방-북방 한계지점으로 특별한 자연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과 제주의 생명수인 천연암반수를 만드는 거대한 거름종이 역할을 하는 지질학적 특성으로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평범한 관광객에게도 곶자왈은 제주에서도 특별해 꼭 가 볼 만한 곳이다. 특히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 곶자왈은 산림청과 (사)생명의숲 국민운동, ㈜유한킴벌리가 공동 주최한 ‘2008 아름다운 숲’ 공모전에서 전국의 100여 개 후보지를 제치고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숲길’로 선정된 곳이다.

12월 초에는 ‘올레’ 11코스의 시작점으로 일반인에게 처음 대규모로 공개되면서 ‘비경의 숲’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곶자왈 안을 걷다 보면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 신비한 느낌이 절로 든다. 곶자왈 탐사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무릉2리 생태학교)’로 연락하면 된다. 강영식 촌장을 비롯한 제주도문화유산 해설사가 곶자왈 곳곳과 숲 속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의 다양하고 신기한 세계를 세세히 설명해 준다. 문의 064-792-2333 www.ecojeju.com

보석처럼 빛나는 테마 박물관 유리의 성
지난 10월 개장한 ‘유리의 성’은 이름 그대로 3만5000㎡의 부지를 유리라는 주제에 충실하게 채운 테마박물관이다. 말미잘이 거꾸로 매달린 듯한 독특한 디자인의 샹들리에로 유명한 데일 치훌리를 비롯해 체코·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 동시에 유리라는 소재가 얼마나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는지 우리의 상상력을 시험할 기회다. 유리 미로, 다면경 방, 유리 연못은 물론 유리로 만든 화장실 등 흥미진진한 코스가 줄을 잇는다. 입장료 9000원. 문의 www.jejuglasscastle.com

할 것 많고 볼 것 많은 제주신라호텔
천혜의 자연과 함께 고품격 휴양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류형 리조트호텔’을 지향하는 제주신라호텔에는 휴양·레저를 위한 특별한 서비스가 있다. 사계절 내내 언제라도 볼 것 많고 할 것 많은 제주도의 특성을 잘 살려 고객이 원하는 볼거리·체험거리를 찾아주고 안내하는 맞춤형 여행 컨설팅 서비스 GAO 프로그램이 그것.

낯선 곳이지만 제대로 보고 느끼고 싶은 사람, 여러 번 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다는 사람, 어느 쪽이라도 10년 이상 제주도에서 생활한 GAO 직원들이 직접 답사한 후 구성한 프로그램을 이용한다면 특별하고 멋진 경험이 될 것이다. 오는 크리스마스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진행되는 ‘아이러브 패키지’를 이용하면 유리의 성 박물관과 평화박물관을 투어코스로 돌아볼 수 있는 ‘박물관 투어 프로그램(1인 1만2000원~1만5000원)’ ‘저지오름 트레킹(5000원)’ ‘유기농 감귤농장 체험(5000원)’ 등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아이러브 패키지는 신라호텔이 제작한 테디베어 선물과 함께 아이들과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 객실을 우선 제공한다. 미리 준비한 선물을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 산타클로스가 깜짝 방문해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밋더산타(Meet the Santa)’ 이벤트도 즐길 수 있다. 객실과 2인 조식, 특전 포함 23만~3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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