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가 말한 민심 여야 大選가늠- 보궐선거결과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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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천과 수원 보궐선거는 여야 정치권에 몇가지 풀어야 할 과제를 던졌다.낮은 투표율속에 높은 야당 득표율의 상관관계가 첫번째다.

이번 보선은 현 정부 출범후 실시된 6차례의 동시 보궐선거중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런중에도 야권은 DJP공조에 따른 표(票)의 상승효과를 거뒀다.국민회의와 자민련 간판으로 따로따로 출마했던 지난해 4.11총선의 득표율 합계(인천 51.2%,수원 46.8%)보다 상당히 높은 유효득표율을 올렸다(인천 趙漢天 57

.3%,수원 李台燮 52.9%).

두가지 현상은 총체적인 정치불신이면서도 야당 고정표는 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선거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중립적 유권자층은 투표장을 아예 외면했고 여당 고정표는 투표동기를 상실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는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통과,金대통령 연두회견,한보의혹사건등이 투표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유권자들은 선거직전 개각과 비서실 개편에도 큰 의미를 주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여야는 그래서 갈길이 정해졌다.여권은 올해말 대통령선거에서 당을 대표할 새 얼굴을 세워나가며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다시 끌어모으는 외길 수순밖에 없다.

92년 총선 패배직후 당시 민자당 대표였던 金대통령이“당의 얼굴이 없어 패배했다”며 후보 경선에 불을 댕겼던 것과 유사한 양상이 예측된다.이미 보선 직전부터 대두됐던 자유 경선 보장,미국식 예비선거 도입논의등은 여권의 해법(解法)방향을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야권은 DJP공조의 강화에 더욱 채찍을 가할게 틀림없다.야권공조로 치른 첫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압승했으니'이 길밖에 없다'는 판단과 자신감이 강해지고 있다.

국민회의는 물론이고 자민련도 연내 내각제 개헌등 특단의 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공조외에 별다른 선택이 없을 것 같다. 보선 상황을 계속 유지하려는 야당과 탈출하려는 여당의 시소로 향후 정국은 더욱 숨가빠질 전망이다. <김현종 기자>

<사진설명>

침통한 신한국당

인천과 수원 보궐선거가 신한국당의 참패로 끝나자 이홍구 대표등

당직자들이 6일 오전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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