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경주 새走者 맞아 긴장감-이수성 前총리 與고문 임명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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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수성(李壽成)전총리가 4일 신한국당에 전격 진입했다.총리를 물러난 당일 신한국당 상임고문에 추대된 것이다.그의 진입이 신한국당에 미치는 파장은 간단치 않다.

우선 여권의 대선후보 경쟁구도가 크게 달라지게 됐다.그가 이제 신한국당의 주자 가운데 한 명임을 의심할 여지는 없을 것 같다.

李전총리를 퇴임과 동시에 신한국당에 투입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뜻'도 여기에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다시 말해 李전총리가 유력한 주자중 하나로 자리매김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닌 것이다.金대통령은 선택의 여지를

가능한 한 넓게 남겨 놓으려는 듯하다.

때문에 가뜩이나 점치기 어렵던 신한국당 차기후보의 향배는 더욱 미궁에 빠지는 느낌이다.지명도에서 선두를 달리던 이회창(李會昌).박찬종(朴燦鍾)고문은'잠재적'경쟁자이던 李전총리가 현실적이고도 강력한 경쟁자로 돌변해 눈앞에 나타나는,

우려했던 상황에 봉착했다.더구나 이수성고문의 친화력은 정평이 나 있다.정.관.학계에 폭넓은 지원세력을 확보한 그다.정치력도 상당하다는 게 그를 접해 본 여권인사들의 한결같은 평가다.파문을 일으킬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

金대통령의 李전총리 투입에는 다른 계산도 있는 것 같다.신한국당에는 즉각“이한동(李漢東)고문이 대표 기용의 전제조건인 경선포기를 수락하지 않을 경우 李전총리가 대표가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돌고 있다.

李전총리의 경우 다른 주자보다 늦게 출발한 만큼 어느 정도의'특혜'는 용인될 수 있다는 주장도 뒤따른다.원외라는 제약이 있지만 李전총리의 당투입이 다른 주자들에 대한 압박카드가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최형우(崔炯佑)고문과 김덕룡(金德龍)의원등 당내파의 세(勢)확대작업 또한 당분간 주춤하게 됐다.상황의 변화로 의원들이 움직이기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또한 3월 중순의 당개편 이후 이홍구(李洪九)대표 역시 고문진에 합류하면서 본

격적으로 대선 경주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그럴 경우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신한국당에는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가 다시 도래하고 있다. 〈김교준 기자〉

<사진설명>

黨으로 가는 李총리

김영삼대통령이 4일자로 총리직을 물러난 이수성 신한국당 고문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갖기에 앞서 재직시의 노고를 위로하고 있다. 〈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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