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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고건 신임총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고건(高建)신임 국무총리는 4일“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의 부름을 받고 회피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취임소회를 피력했다.그러면서“이번이 나라와 국민을 위한 마지막 봉사기회라는 각오로 온 몸을 던져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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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총리는 3년여 총장으로 재직했던 명지대 세미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포부를 밝혔다.

-소감은.

“나라가 아주 어렵기 때문에 저처럼 무거운 마음으로 총리 지명을 수락한 전임자들은 없었을 것이다.새 내각이 해야할 일은 지난달 25일 발표된 대통령 담화에 잘 나와있다.경제회생.안보강화.부정비리 척결.대통령선거 공정관리가 그것이다.

경제회생과 안보강화는 특히 시급하다.

국정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며,그러기 위해서는 신뢰상실 원인에 대한 뼈를 깎는 자성이 필요하다.모든 일을 기본원칙은 철저히 지키되 화합과 협조를 통해 풀어나가겠다.”

-새 내각에 어떤 사람을 천거할 것인가.

“오늘 청와대 오찬때'행정을 알고,깨끗하며,국난 극복에 온 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좋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리겠다.”

-총리등이 직언을 잘 안해 대통령이 민심을 모른다는 지적이 있는데.

“매일 아침 우리집 뒷골목의 목욕탕에서 서민들의 얘기를 듣는다.필요하다면 그런 얘기들을 대통령께 전달하겠다.”

-언제 총리직을 제의받았나.

“대통령 담화를 며칠 앞두고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오찬을 같이하는 자리였다.대통령은'깨끗하면서 행정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총리직을 맡아달라고 하셨다.내정사실 최종 통보는 지난 2일 오후에 받았다.”

-95년 6월 지방선거때 야당으로부터 서울시장 후보 제의를 거절했는데 이번에 총리직을 수락한 까닭은.

“95년 2월 모 야당에서 수차례 입당을 요청했으나 학교발전이라는 학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거절했다.4.11총선을 앞둔 96년2월 金대통령이 신한국당 전국구의원으로 같이 일하자고 제의했으나'아직 학교을 위해 할 일이 많다'며 역

시 고사했다.그러므로 굳이 여야를 따진다면 공평한 입장에 섰었다고 말할 수 있다.이 두번의 제의는 사실 유혹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최고위직이라는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그저 나라가 어려울 때 몸을 던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일념뿐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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