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프리마돈나 김수정 6월초 금의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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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세계 무대에서 활약중인 소프라노 홍혜경(40).신영옥(36).권해선(36).조수미(35)씨의 뒤를 이어 떠오르는 차세대 프리마 돈나가 있다.

그 주인공은 지난달 폐막된 미국 버지니아 오페라단의'줄리어스 시저'(헨델 작곡)에서 클레오파트라역을 맡아 일약 스타덤에 오른 소프라노 김수정(金秀貞.29)씨.현재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그는 오는 6월초 국립오페라단의'리골레토'

에서 질다역을 맡아 금의환향 무대를 선보인다.

서울예고와 서울대.줄리아드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95년 파바로티 국제성악콩쿠르 결선에 진출한데 이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대학 4학년때 중앙음악콩쿠르 우승과 함께 서울대 오페라단의'돈 파스콸레'에서

프리마 돈나의 꿈을 키워온 그는 빠른 템포로 세계 무대로 도약중이다.

미국의 여러 오페라단으로부터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고 오는 2000년까지 공연 스케줄이 잡혀 있을 정도.버지니아.컬럼비아.메릴랜드주에선 팬 클럽이 조직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대학 4년동안 전액 장학생으로 공부를 마친 그가 줄리아드 음대 입학 오디션에 합격해 놓고도 뉴욕으로 떠나지 못했던 것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91년 도쿄(東京)에서 열린'아시아 청년 성악인의 밤'에 출연한 그는 무대 뒤로 찾아온

신사 한분을 만났다.한.일 음악교류와 함께 민간차원에서 오페라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오키 고지(沖廣治.69.본지 96년 6월29일자 15면 참조)로부터 3만달러의 장학금을 받은 金씨는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金씨는 95년 버니지아 오페라에서'리골레토'질다역으로 데뷔,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특히 워싱턴포스트지는 데뷔 때부터 줄곧 金씨의

공연을 톱기사로 다루는등 대단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버지니아 오페라

음악감독 피터 마크와 金씨가 처

음 만난 것은 95년 샌타 바버라 웨스트 뮤직 아카데미

페스티벌에서.金씨의 재능을 금방 알아 본 그는 즉석에서 질다역을

맡아달라고 제의했다.

2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버니지아 오페라단은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등

세계적 성악가들을 발굴해낸 곳.

지난해 버지니아에서'루치아'에 출연한 金씨는 다음 시즌에도

글루크의'오르페오'에 출연해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바로크 오페라는

오케스트라 편성이 빈약하기 때문에 성악가에게 고난도의 테크닉을

요구한다.

헨델의'줄리어스 시저'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金씨의 활약 덕분에 공연을

성공시킨 버지니아 오페라단은 바로크 오페라를 매년 한 작품씩 상연할

계획.

金씨는 베르디.푸치니등 벨칸토 오페라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애리조나

오페라로부터 제의받은 비올레타(라 트라비아타)는 3~4년 후로 미루기로

했다.그 대신 오는 5월 볼티모어에서'로미오와 줄리엣''팔슈타프'에

출연할 예정.'팔슈타프'

에선 미국 최고의 베르디 가수인 바리톤 셰릴 밀네스(62)와 함께 무대에

서게 됐다.

또 톨레도에서 미카엘라(카르멘),샌타 바버라에서 노리나(돈

파스콸레)역으로 출연한다.

金씨의 은사인 서울대 이경숙(李慶淑)교수는“리릭.콜로라투라.스핀토등

다양한 소프라노 배역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다”며 “연주자로서 겪는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해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까지 갖추고 있어

세계적인 성악가로 대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金씨가 주역을 맡은'줄리어스 시저'공연 실황음반은 오는 5월께 코흐

인터내셔널 레이블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사진설명>

버지니아 오페라등 미국무대에서 활동중인 소프라노 김수정씨.세계적

성악가로 도약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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