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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選주자인가 黨대표인가 이한동고문 고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한국당의 새대표에 유력한 이한동(李漢東)고문은 3일“언론이 자꾸(새대표로) 내 이름을 쓰는데 작문하지 말라”고 말했다.그는“다른 대선주자들은 李고문이 대통령 후보경선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고 대표가 될 경우 즉각 반발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결정되지도 않은 일에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말그대로 거취에 대해 적잖이 고민하는 인상을 풍겼다.

하지만 이날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새대표의 역할과 한계를 분명히 규정했다.姜총장은“신임 대표가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갖고 있으면 공정한 경선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은 李고문이 경선에 나서지 않을 경우 그만한 대표감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그가 5선에다 집권당 사무총장.원내총무.정책위의장등 당3역과 내무장관을 거친 화려한 경력과 원만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李고문 진영이 대표 제의에 솔깃해하는 것도 사실이다.대중적 인지도.인기도를 한꺼번에 끌어올릴 수 있고 당내 장악력도 확대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하지만 경선불출마라는 전제조건이 있어 덥석 응하지 못하고 있다.계보의원들은“지

난 92년에도 대선에 출마하려다 그만뒀기 때문에 이번마저 주저앉을 경우 李고문의 영향력은 급속히 떨어질 것” “경선 한달전쯤 대표를 그만두면 불공정 시비는 없을 것”이라는등 그의 경선출마를 강력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회창(李會昌).박찬종(朴燦鍾).최형우(崔炯佑)고문등 다른 대선주자들은“李고문이 대표가 되려면 취임사등을 통해 경선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당 대표를 뽑기 위한 전국위 소집이 늦어지는 것은 李고문의 결심이 아직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李고문외에 대안으로 김명윤(金命潤)고문.김종호(金宗鎬)국회정보위원장등이 오르내리는 것은 그들이'관리형'인물이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핵심은“당개편은 국회가 끝나는 시점(18일)에 약간 못미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당개편이 이처럼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은 노동법 재개정.한보사태 국정조사 문제 마무리를 위해 실정을 잘 아는 현 당직자들이 움직이지 않으

면 안된다는 사정도 있다.

5일 실시되는 인천서구.수원장안구 보궐선거에서 신한국당이 그다지 나쁜 성적을 올리지 않을 경우 개편은 소폭에 그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훈.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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