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yle] 3040 !! 젊게 튀려다 꼴불견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30대 주부 최빛나씨가 최근 유행하는 옷·액세서리로 꾸며진 마네킹들을 쳐다보고 있다. [진행=이한욱 스타일리스트]


‘젊게 입어야’ 강박관념 버려라
서은영 스타일리스트

젊게 보인다는 건 매사에 열정적으로 산다는 거다. 옷만 젊게 입어서 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를 강박적으로 드러내려 한다면 남의 눈에는 애처로워 보인다.

예를 들어 40대의 여배우가 ‘몸짱’이 되어 나타난다면 처음에는 신선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운동을 즐긴다기보다 ‘젊게 보이기 위해’ 강박적으로 체육관에서 땀을 뺐다는 걸 알게 되면 날씬한 몸매가 어느덧 서글프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사실, ‘눈치 안 보고 당당하게 입자’는 건 패션의 기본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남의 눈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면 스타일의 전환이 필요하다. ‘주책이라고 하지 않을까’ ‘괜찮아 보일까’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이미 ‘유효 기간’이 지난 아이템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구두나 가방이 나이에 맞게 업그레이드됐는가’도 체크 포인트다. 옷을 젊게 입을수록 액세서리는 고급화하자.

이것만은 피하자=나이 들어 가장 피해야 할 게 과도한 노출이다. 장미희씨가 입었던 베어백(등 뒤가 훤히 보이는 스타일) 드레스는 50대 나이에도 흉하지 않았다. 앞은 우아하게 가리고 뒤만 과감했기 때문이다. 앞뒤 모두 드러냈다면 꼴불견이 됐을 거다.


포인트만 살리고 나머지는 ‘킬’
한혜연 스타일리스트

연예인 대상의 각종 시상식에서 워스트 드레서(worst dresser)를 정할 때 기준은 ‘뭐가 과한가’이다. 예쁘고 멋지다고 한꺼번에 욕심 부리면 결국 촌스러워 보이고,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일반인의 패션도 마찬가지다. 사실, 30대 이상 여자가 레깅스를 입는다고 나쁠 건 없다. 유행만 따랐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레깅스 위에 엉덩이를 겨우 가리는 데님 미니스커트를 덧입는다면 ‘나잇값 못 한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가령, 미니스커트도 나이에 따라 길이·소재가 달라져야 한다. 레깅스를 오늘 옷차림의 핵심 포인트로 결정했다면, 나머지 부분은 어느 정도 다소곳해야 전체가 제대로 빛날 수 있다.

젊음의 상징인 후드 티셔츠도 나이 들어 얼마든지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옷장 속에서 10년 묵힌 대학 로고 박힌 면 소재라면 조카에게 물려줘야 한다. 울이나 캐시미어로 만든 니트 후드 티가 대안이다.

이것만은 피하자=얼굴 아래는 모두 ‘패션’이다. 그런 점에서 의상도 중요하지만 지저분한 손·발톱 관리는 ‘최악’이다. 손·발톱은 24시간 함께하는 액세서리다. 특히 여름에 관리 안 된 발을 다 드러내며 샌들 신는 여자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몸매·시간·장소·상황에 맞게
하상백 디자이너

20대에는 어떤 패션도 스펀지처럼 소화했지만, 30대부터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할 경우가 많아진다. 나이에 맞게 옷 입기란 내 라이프 스타일과 몸의 변화에 맞게 걸쳐야 한다는 말이다.

사적이든, 공적이든 T·P·O(Time·Place·Occasion), 즉 시간과 장소 그리고 상황에 따라 가려 입을 줄 알아야 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예전에 입던 옷들을 못 입는 건 아니다. 그런 차림으로 나갈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그걸 거부하고 젊어보인다고, 유행이라고 친구들 모임에나 어울리는 쇼트 팬츠를 출근길에 입으면 스타일에 NG가 나게 마련이다. 자리에 맞는 옷차림이 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땐 다소 보수적으로 입는 게 안전하다.

30대부터는 몸의 변화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젊어 보이는 아이템들은 몸의 단점을 가리기보단 드러내는 게 많다.

이것만은 피하자=가늘고 아찔한 하이힐은 젊었을 때만 즐겼으면 싶다. 나이가 들면 삐끗하다 다쳐도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가끔 휘청대며 신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발목이나 무릎이 괜찮을까 걱정된다. 아무리 예쁜 신발도 보는 사람이 불안해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유행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
민병준 패션지 기자

요즘은 유행에 너무 민감한 사람이 많다. 인터넷·잡지 등을 찾아 어떤 것이 ‘핫(hot)’한지 끊임없이 정보를 찾아낸다. 그런 까닭에 유행 아이템을 모두 걸친 사람이 종종 눈에 띄기도 한다. 하지만, 구매하는 것만큼 ‘활용의 정석’도 함께 배워야 한다. 유행하는 옷차림을 할 땐 ‘어떻게’ 입는 것이 제대로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남자 옷의 경우 ‘서스펜더(멜빵)와 벨트를 함께 하지 않는다’ ‘베스트를 입을 땐 마지막 단추 하나는 채우지 않는다’ 등의 규칙이 있다. 오랜 시간 많은 사람이 ‘가장 보기 좋다’라고 인정한 것이기에 무시하지 못할 패션 노하우다. 그게 귀찮다면 모험보다 안전을 택하는 게 낫다. 유행이라고 무턱대고 사지 말고 과연 나한테 어울릴까, 내가 갖고 있는 아이템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저걸 입었을 때 어색하지 않게 행동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 한다. 나이답게 입는다는 건 그런 성의의 결과물이다.

이것만은 피하자=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잔뜩 박힌 옷이나 스타킹 등을 휘감은 모습은 나이를 막론하고 유치하다. 명품은 디자인과 소재가 탁월하다는 이유로 그 이름값을 하는 것이다. ‘과시용’으로 명품을 입는 건 어릴 때나 눈감아 줄 모습이다.

[J-HOT]

▶ 테헤란로는 지금 "텅빈 식당…손님들 다 우주로 날아간 느낌"

▶ 손석희 "아직도 출근전 차 시동걸고 있을때 괴롭다"

▶ 노건평 독방서 일주일…어떻게 지내나 보니

▶ 쏟아지는 탄두를 순식간에…'다중목표 킬러 로봇' 화제

▶ 침대옆 숨진채로…사인 알고보니 '코파기'

▶ 머리 깎고 승복 입고 나타난 막내아들 본 문선명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