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논술/고등인문계] 연세대 실전 논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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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 1 오늘의 논술 들어가기

연세대 정시 인문계 논술은 내년 1월 3일 치러진다. 아래의 표는 연세대의 논술 모의고사와 수시·정시 논술의 논제를 정리한 것이다. 논술 경향, 논제·제시문 성격, 답안 작성 방향 등을 알 수 있다.

STEP 2 출제 경향과 특징

 연세대 논술의 논제 특징은 제시문간 비교·분석, 가장 적절한 주장의 선택 및 선택의 근거 제시, 그 주장을 사회문화 현상에 적용했을 때 한계점과 해결 방안, 주장 관련 도표 해석 능력 등을 요구한다. 하나의 현상을 다면적으로 바라보면서 의도적으로 다면 사고를 유도한다는 연세대 논술 출제 목적을 반영했다. 제시문도 이에 맞추고 있다. 즉 비교·대조에 적합한 지문을 제시하기 위해 대주제(공통된 주제)를 선정하고 이와 관련된 제시문 2~3개를 배치하거나, 대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관점(긍정·부정·중립 등)을 갖는 제시문 2~3개를 제시했다.

좋은 답안을 쓰려면 제시문의 핵심 요지와 주장을 잘 정리해야 한다. 특히 핵심 요지와 주장은 도표를 분석하는데 활용되므로 그 관계성을 잘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각 주장을 바탕으로 대주제를 찾고, 각 주장과의 관련성, 자기 주장(해결책)의 장단점을 서술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다른 주장의 단점을 부각하면서 자기주장의 장점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장점만 서술하면 다른 사람의 주장을 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모습이어서 주의해야 한다. 또 자기주장의 한계점(예상되는 반론)과 그에 대한 극복 방안을 서술해야 한다. 연세대 입시 홈페이지에 실린 『다면사고형 논술 자료집』의 논술 채점기준과 답안 작성 유의사항을 보면 도움이 된다.

STEP 3 실전 기출문제 연세대 2009학년도 논술 모의고사

논제1 제시문 ㈎·㈏·㈐의 주장을 비교하고 제시문 ㈎의 주장이 타당한지 따져보시오(1500자).

논제2 제시문 ㈑의 표를 제시문 ㈎·㈏·㈐의 주장과 관련지어 해석해 보시오(1000자).

▶제시문의 핵심 요지

㈎ 학문의 객관성과 가치중립성을 옹호하는 글로, 과학적 주장(지식)에 가치 판단이 개입되는 것을 부정하는 글이다. 즉 과학적 지식은 경험적 지식과 가치판단을 구별하고, 사실에 근거한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

㈏ 왕건(신하)이 궁예(왕)를 배신한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조작하고 왜곡한 사례를 제시한다.

㈐ 작가는 문학을 통해 독자에게 삶의 진실, 사람다운 삶, 자유의 질서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주류 언론에 대한 촘스키의 비판


▶논제 분석 및 답안 작성 방향

●논제 1-1단계 : 제시문 ㈎·㈏·㈐의 주장을 비교

‘비교’의 의미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비교·대조 기준이 필요하다. 연세대 논술에서는 제시문 소주제를 바탕으로 각 제시문을 아우르는 대주제를 찾고, 대주제가 각 제시문에서 어떤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독해한 뒤 답안을 써야 한다. ㈎·㈏·㈐ 제시문은 ‘지식과 가치 판단’ 혹은 ‘지식과 주관적 견해’의 관계를, ㈎지식의 가치중립성을 주장하는 과학, ㈏ 지식이 특정한 가치(권력자의 견해)에 봉사한다는 역사, ㈐ 사회모순·부조리·억압에 대해 인간다운 삶과 자유를 표현하는 문학에 적용해야 한다.



지식과 가치 판단의 관련성은 과학은 물론 철학·역사·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된다. ㈎는 과학 지식에 개인의 가치 판단이 개입되는 것을 비판적으로 본다. ㈏는 권력자의 견해에 따라 역사 지식이 왜곡되는 것을 왕건의 사례를 통해 제시하므로 ㈎의 주장과 대비된다. ㈐에서 작가는 사회 모순과 부조리, 질곡과 억압에서 벗어나 삶의 진실과 자유를 표현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의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주장을 해야 한다는 ㈎의 주장과 유사하다. 그러나 어떤 관점과 가치로 사회 현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진실은 달라진다. 따라서 문학에는 필연적으로 작가의 주관적 견해가 개입된다는 ㈐의 주장은 ㈏의 주장과 유사하다.



●논제 1-2단계 : 제시문 ㈎의 주장이 타당한가

‘따진다’는 ‘낱낱이 헤아리거나 시비를 밝히어 가르다’는 뜻이다. ‘지식에는 가치판단이 개입돼선 안 된다’는 ㈎주장의 타당성을 따지라는 것이다. 1단계 분석(㈎·㈏·㈐의 주장 비교)을 바탕으로, ㈎의 주장이 ㈏역사, ㈐문학에도 적용되는지, 적용되지 않으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밝히면 된다. 역사, 문학 등을 바라보는 수험생의 견해와 소양을 바탕으로 쓰면 된다.



㈎의 주장은 역사학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역사에는 당대의 시대상·가치·이데올로기가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대인들의 가치 판단이 반영된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는 당대의 화보모방주의(畵譜模倣主義)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천대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계승해야 할 문화로 추앙받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적 사실에는 개인의 가치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논제 2-1단계: 제시문 ㈑의 [표]를 분석한다.

표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다면 사고’의 기준은 아래와 같다. (1) 언론의 역할을 생각하고, 사설·칼럼과 뉴스 기사의 성격을 정리한다. (2) 공격 국가와 미국과의 관련성을 분석한다. 우호 국가인가 비우호 국가인가, ‘대량학살’ 용어를 몇 번씩 사용했는가를 분석한다. (3) 부정적 시각과 견해를 담고 있는 ‘대량학살’ 용어의 의미를 생각하고, 이를 어떤 기준에서 쓰는지 생각한다. (4) 왜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언론은 ‘대량학살’ 용어를 거의 쓰지 않았는지, 아니면 한 번이나마 쓴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한다.



언론은 사실 보도를 바탕으로 국민을 계몽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인간의 보편적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전쟁에 대한 효과적인 고발 수단으로 ‘대량학살’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들에 비해, 세르비아와 이라크의 공격에 대해 ‘대량학살’ 용어를 빈번하게 사용한 것은 언론이 지켜야 할 사실 보도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단 한 차례 ‘대량학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 언론의 국가주의적 성격(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한다)을 엿볼 수 있다.



●논제 2-2단계 : 제시문 ㈎·㈏·㈐의 주장과 관련지어 해석한다

논제1에서 분석·정리한 주장(㈎·㈏·㈐)과 [표]분석 내용을 대비한다. 예를 들면 ㈎의 주장처럼 지식이 가치중립성을 띠어야 하듯, 언론은 사실을 바탕으로 기사문을 써야 한다. 하지만 [표] 내용은 각 국가가 미국과 어떤 관계이냐에 따라 ‘대량학살’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횟수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언론이 ㈏의 상황처럼 사실을 이해관계에 따라 변형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정적인 뜻인 ‘대량학살’ 용어를 언론이 쓰는 것이 적절한지, 아니면 ㈐의 주장처럼 고발과 증언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말하는 문학처럼 전쟁이라는 상황에 대해 비판 시각을 갖도록 시민 계몽 의도에서 사용한 것은 아닌지, 각 주장과 [표]를 연관시키고, 자신의 견해를 바탕으로 [표]를 해석하는 답안을 쓴다.



가치중립을 바탕으로 사실 보도를 해야 하는 언론은 ㈎의 주장과 일치한다. 그런데 [표]를 보면, 부정적인 견해를 내포하는 ‘대량학살’ 용어가 미국과의 친소 관계에 따라 사용 빈도수가 다른 것은 언론이 중립성을 잃은 것이다. 이는 ㈏의 사례처럼 권력자의 견해에 충실한 역사 서술과 유사하다. 하지만 언론이 일반 시민을 계몽해야 한다는 의무를 갖고 있다고 본다면 ㈐의 주장과 유사하다. ㈐에서 작가는 부정과 억압에 대한 고발과 저항을 통해 삶의 진실과 자유를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인문계 논술 필진 김광원(정의여고, 국어) 이만석(청량고, 국어) 정규희(용화여고, 사회·경제) 최윤정(여의도고,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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