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정동 교수의 '중국 비지니스 Q&A'⑨]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베이징의 한 수퍼마켓에서 젊은 부모가 아이에게 줄 고급 우유를 고르고 있다. 멜라민 분유 사태 이후 중국 대도시에서는 고급 우유의 소비량이 급격히 늘었다. [AP=연합뉴스]

중국 소비시장은 세계 마케팅시장의 각축장이다. 중국은 땅이 큰 만큼 시장도 다양하다. 각 소비계층의 니즈(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보통의 국가들보다 어렵다. 하지만 사업 초기 리스크가 큰 만큼이나 시장의 규모가 그 어느 나라보다 크다. 그만큼 얻는 열매 또한 달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생산 공장 이미지에서 최근에는 세계 모든 기업들이 눈독들이는 세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오늘은 그 역동적이고 복잡한 소비계층을 갖고 있는 시장으로서의 중국의 모습을 살펴 보자.

◇중국서 과거를 논하지 말라=중국에서는 과거를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중국은 모든 것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 그렇다. 2000년까지만 해도 도시 주민의 일인당 연간 소비 지출액이 65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2007년에 와서는 100만원을 훨씬 넘으며 매년 10%에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소비 패턴도 바뀌었다. 과거 식료품 위주의 소비 형태는 이제 교통·통신·문화 등의 선진국형 소비 형태로 옮아가고 있다. 더 이상 중국에서 저가품이 먹힐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적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시장에서 고가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아니다. 그건 일부의 이야기다.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 이후 샤오캉(小康;중산층)사회를 목표로 중산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아직도 중국은 빈부의 차가 극심하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의 보고에 따르면 매년 2%의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다. 실제 소비시장에서도 이를 반영하는 소비형태가 나타난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른바 'Good-Enough'제품, 즉 가격은 고가와 저가의 사이지만 질에 있어서는 고가에 밀리지 않는 상품이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불티나게 팔린다. 이는 이른바 샤오캉이라 불리는 중산층의 확대와 더불어 중국의 로컬 기업들(중국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에 따른 결과다.
이른바 싱글족의 소비 습관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지역을 비롯한 발달된 연안지역의 도시들에 신인류가 속속 등장했다. 싱글족은 물론이고 결혼했지만 자녀를 갖지 않으며 삶을 영위하는 딩커주(丁克族), 위에광주(月光族, 월급을 모두 써버리는 젊은 소비계층), 팡라오주(傍老族, 결혼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지하는 젊은이) 등 1980년대 가족계획이 만들어낸 새로운 소비 계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의 변화 속도는 그 어느 개발도상국보다 빠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 스타일을 보인다. 싸거나 비싸거나 혹은 ‘관시(關係)’만 잘 통하면 성공한다는 식의 고정된 사고로 중국시장에 접근해선 안된다. 각 계층의 니즈를 이해하고 공략하는 발 빠른 전략이 필요하다.

글=박정동 소장·박재정 연구원
인천대학교 중국학연구소 (www.uics.or.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