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해외문화원 1세대, 영화광 1세대로 꼽히는 정씨는 영화잡지 ‘키노’ 편집장,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영화아카데미및 영상원 교수 등을 지냈고 현재 국제영화제 ‘시네마디지털 서울’의 공동 집행위원장이다. 문학적이고 지적인 그의 글은 90년대 불모의 영화평론을 개척했고, 예술영화 열풍을 이끌었다.
박찬욱 감독이 무명 시절 평론가로 활동한 바 있으나, 정씨처럼 평단의 거물에서 감독으로 변신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영화계에서는 정씨의 도전을, 유명 평론가에서 프랑스 누벨바그의 기수로 변신한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에 비견하고 있다. 정씨는 그간 여러 글을 통해 “영화를 사랑하는 최후의 방법은 직접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지원작이기도 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내년 2월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양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