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사망이 몰고올 北권력층 변화-큰폭 세대교체 앞당겨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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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 인민무력부장 최광(崔光)의 사망은 이미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권력층 개편을 비롯한 북한 정치.군사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게 확실하다.

김정일(金正日)체제의 명실상부한 후견인으로 북한권력의 사실상'2인자'가 바로 최광이었기 때문이다.

崔의 사망은 우선 김정일에게 상당한'심리적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주체사상의 대부라는 황장엽(黃長燁)노동당비서가 등을 돌리고 망명,체제위기설이 나오는 판국에 권력을 잡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것은 평소

와 다를 수밖에 없다.

최광의 부인 김옥순은 김정일이 어렸을 때부터 돌봐준 특별한 인연도 있어 단순히'혁명1세대'의 죽음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崔의 사망으로 김정일 권력기반 자체에 금이 가거나 기본이 달라지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다만 김정일이 崔와 같은'혁명1세대 빨치산 세력'을 예우하면서 그 밑에 측근실세들을 배치하는 인사구도를 갖고 있었다면 이같은 구도는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혁명1세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崔가 사망한 마당에 다른 원로들을 굳이 예우해줄 필요성이 약해졌기 때문이다.그런 점에서 崔의 사망은 김정일에게 대폭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할 수 있는 여지를 준 측면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권력구조 개편은 김정일이 누구를 후임 인민무력부장에 임명하느냐에 따라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을설(李乙雪.76.원수)호위사령관.조명록(趙明祿.75.차수)총정치국장.김영춘(金英春

.64.차수)총참모장.김광진(金光鎭.69.차수)인민무력부 제1부부장등 4명이다.

한편 북한의 권력서열이라고 할 수 있는 국장(國葬)장의위원 명단에 이을설.조명록.김영춘이 각각 6,7,8위로 당정치국 위원인 계응태(桂應泰).전병호(全炳浩)보다 앞서 호명되고 김광진.백학림.김익현.이두익.최인덕(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등 군간부들이 20위 중위권대로 약진,김정일체제에서의 군부 위상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장의위원 상위15명 명단〉

① 김정일(국방위원장겸 최고사령관)② 이종옥(부주석)③ 박성철(부주석)④ 김영주(부주석)⑤ 김영남(부총리겸 외교부장)⑥ 이을설(호위사령관)⑦ 조명록(군총정치국장)⑧ 김영춘(군총참모장)⑨ 계응태(당비서)10 전병호(당비서)11 한성룡

(당비서)12 김철만(국방위원)13 최태복(당비서)14 양형섭(최고인민회의의장)15 전문섭(국가검열위원장)〈안희창 기자〉

<사진설명>

95년 10월1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북한 국방위원장겸 최고사령관 김정일과 인민무력부장 최광.호위사령관 이을설(오른쪽부터).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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